지난달 국내에서 거주지를 옮긴 인구가 47만명대에 머물며 8월 기준으로 5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이동 성향이 높은 청년층 비중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로 주택 매매 거래가 둔화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이동자 수는 47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2000명(4.5%) 감소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1973년(42만7000명) 이후 5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국내 이동자 수는 지난 7월(-15.5%)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기록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은 10.8%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8월 인구이동률 역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동자 수 급감의 배경에는 인구 구조적 요인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있다. 취업, 진학, 결혼 등으로 거주지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30대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한곳에 정주하는 경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령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주택 매매 관망세로 인해 이사 수요의 핵심 동력인 주택 거래량이 위축된 점이 이동 둔화를 가속화했다.
시도별 순이동(전입자 수에서 전출자 수를 뺀 수치)을 살펴보면 수도권 중심의 쏠림과 외곽 분산이 뚜렷했다. 서울은 높은 주거비 부담 등의 여파로 2901명이 순유출됐다. 반면 신규 택지 공급과 광역 교통망 확충이 이어진 경기도(4486명)와 인천(2270명)은 순유입을 기록하며 서울의 전출 인구를 흡수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출세는 여전히 이어졌다.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전통적인 지방 대도시와 도 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청년층 유출에 따른 순유출 흐름이 지속됐다.
국가데이터처는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가 장기적으로 인구 이동성을 낮추는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택 거래 지표 둔화와 맞물려 당분간 국내 인구 이동 위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