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경기전망지수가 나란히 오르며 제조업 체감경기가 두 분기 연속 회복세를 보였다. 반도체, 화장품 등 수출 호조 업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됐다. 하지만 제조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내다보는 등 경영 현장의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전분기(80)보다 6포인트 오른 ‘86’으로 집계됐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전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2413개 제조기업으로부터 BSI 응답을 받았다.
수출기업 BSI는 반도체·화장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포인트 오른 ‘91’로 집계됐다. 내수기업도 환율 안정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 완화의 영향으로 7포인트 상승한 ‘85’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수출·내수기업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화장품, 의료·정밀, 조선, 제약·바이오 등 5개 업종의 BSI가 기준치 100을 넘었다. 특히 반도체(139)는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화장품(120)과 의료·정밀(108)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포인트, 28포인트 상승하며 반도체 다음으로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난 조선(103)과 바이오시밀러 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한 제약·바이오(102) 업종도 물량 증가를 예상한 기업들이 많아 전분기보다 체감경기 전망이 개선됐다.
기업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생산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부담을 호소하는 제조업체도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60.4%로 집계됐다.‘목표 수준 달성’은 31.7%였고, ‘10% 이내 일부 초과 달성’(6.4%)과 ‘크게 초과 달성’(1.5%)을 합한 초과 달성 전망은 7.9%에 그쳤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원자재·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43.2%)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판매·수주 여건 악화’(24.9%), ‘인건비 증가 및 인력 확보 애로’(11.7%), ‘환율 변동성’(6.8%), ‘통상환경 악화’(4.1%), ‘규제·인허가 등 제도’(1.3%) 순으로 나타났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원자재·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이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로 나타난 만큼, 원자재 수급 안정과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등 기업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