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당분간 ‘입주 공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 신규 택지를 확보하고 사업 속도를 높여도 인허가와 착공, 공사를 거쳐 실제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 이어진 주택 착공 부진의 여파가 앞으로 2년간 입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산출한 입주예정물량에서 올해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4만9668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1만8994가구가 입주하고 2027년에는 2만2428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상반기에는 8246가구로 줄어든다. 이번 통계는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주택건설 실적과 입주자 모집공고, 정비사업 추진 실적 등을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문제는 지금 공급을 늘려도 2027~2028년 입주 물량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파트 공급은 택지 확보와 인허가, 착공, 공사를 거쳐 입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책 발표와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
정부도 이를 줄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고 2026~2030년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α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택지는 택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기간을 31개월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정부 역시 공급 물량 못지않게 ‘시간’을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공급 시차의 부담은 전세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년 전보다 8268만2000원, 14.9% 올랐다. 2022년 1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 6억3424만3000원도 넘어섰다.
향후 정비사업이 빨라질 경우 단기적으로 이주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장기적으로 새 주택을 공급하지만 철거와 착공을 거쳐 입주하기 전까지 기존 주택 감소와 이주 수요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주택시장의 관건은 정부가 ‘몇 가구를 공급하느냐’에서 ‘언제 실제 입주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공급 절차를 대폭 단축하더라도 과거 착공 부진으로 이미 형성된 향후 2년의 입주 일정까지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 공급대책의 성패를 가르는 새로운 변수로 ‘입주까지의 시간’이 떠오르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