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중 6000선이 깨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가까스로 6000선에 턱걸이 마감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4% 내린 6008.81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 이후 6거래일째 내림세다.
이날 지수는 전일 폭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 초반 2%대 이상 뛰어올라 6190선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하락 전환했고, 한때 5940선까지 밀려나며 요동쳤다.
수급별로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개인 역시 3000억원대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8000억원대)과 기타법인(6000억원대)이 순매수에 나섰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모멘텀 부진과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중 발표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높아진 눈높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관련 업종에 부담을 안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국제 유가 상승, AI 모멘텀 부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외국인 수급 이탈이 이어졌다”며 “ASML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이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마쳤으나 SK하이닉스는 1.66% 하락했다. 금융·보험주인 신한지주(-4.71%), 삼성생명(-3.71%), KB금융(-1.97%)과 삼성물산(-2.83%), 삼성바이오로직스(-1.99%), 현대차(-0.48%) 등이 일제히 내렸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삼성SDI(5.54%), LG에너지솔루션(2.93%), 삼성전기(0.81%), 한화에어로스페이스(0.36%) 등이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보험(-4.41%), 의료·정밀(-3.26%), 금융(-2.06%) 등이 내린 반면, 운송·창고(3.60%), 화학(2.00%), IT 서비스(1.29%) 등은 올랐다.
코스닥지수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전일 대비 1.57% 내린 823.8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00억원, 1000억원대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300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반도체 장비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성엔지니어링(-8.21%), HPSP(-7.31%), 피에스케이(-6.91%), 원익IPS(-6.83%), 심텍(-6.31%) 등이 급락했다. 반면 에코프로(3.29%), 에코프로비엠(2.92%) 등 2차전지주는 코스닥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8원 내린 1338.3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