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보험 등 대형 금융사에서 발생하는 해킹 사고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 원장은 3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자체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및 외부 접근 원칙적 차단을 주문했으나, 현장의 이행 수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금융권 해킹 피해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 전통 금융사를 넘어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가상자산사업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사각지대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8일까지 진행된 전 금융권 자체 점검 결과 16개사에서 약 1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으며, 이후에도 침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및 온투업계에서는 실제 금전 피해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이 원장은 “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도하는 IT 안전성 확보는 고객 신뢰와 금융사의 핵심 생존 전략”이라며 전사적인 자율보안 체계 확립과 함께 내년도 보안 예산 및 전문 인력 확충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향후 사고 발생 회사를 대상으로 당국의 유의사항과 자체 점검 조치 이행 여부를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대형 금융사는 은행권과 동일한 수준을 적용해 CEO 문책을 적극 검토한다.
제재 수위도 대폭 강화된다. 기본 보안 통제 부실이나 취약점 방치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3%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법 개정 전이라도 감독분담금을 사고 발생 빈도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등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추진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법인보험대리점(GA)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금감원 IT 전문 인력을 투입해 사후 검증을 진행한다. 특히 금전 피해 우려가 큰 외부 접점을 우선 점검하되, 보안 취약점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지시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