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이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의 장례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진행하고 45년간 이어진 고인의 아동복지 활동과 나눔 정신을 기렸다고 3일 밝혔다.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은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30분 별세했다. 고인은 초록우산 임직원과 사회 각계 인사, 국민들의 애도 속에서 11월 2일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과 함께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재단장으로 치러졌다.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였지만 고인은 어린이를 위해 헌신한 삶을 가장 의미 있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록우산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재단의 최고 예우를 갖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을 마련했다. 역대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장례는 2010년 고 김석산 어린이재단 회장과 2011년 ‘철가방 우수씨’ 김우수 후원자에 대한 장례 이후 15년 만이다. 장례위원장은 황영기 회장이 맡았다.
서울아산병원 빈소에는 생전 고인과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정관계 인사와 선후배 연기자들이 찾아와 조문했다. 오랜 기간 고인의 아동복지 활동을 지켜본 시민들과 초록우산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과거 지원 아동들도 방문해 감사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 청년은 시설에서 지내던 당시 고인과 초록우산이 보내준 도움을 떠올리며 감사 편지를 방명록에 남겼다. 고인의 지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조문객 가운데는 고인을 추모하는 시를 헌정한 이들도 있었으며 고인의 뜻을 이어 아이들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겠다며 기부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었다.
시민들의 추모를 위해 초록우산은 서울아산병원 빈소 외에도 본부 1층과 홈페이지에 추모 공간을 조성했다. 본부 추모 공간에는 지방에서 방문한 시민과 자녀에게 고인의 연기 활동을 설명하며 함께 헌화하는 가족 등이 찾아왔다. 홈페이지에도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선한 영향력을 기억하고 자신 역시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는 시민들의 추모 글이 게시됐다.
재단 임직원들은 장례 기간 빈소를 지키는 동시에 전국 사업기관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초록우산은 이번 장례를 통해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는 고인의 생각을 되새기고 어린이를 위한 헌신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다졌다.
고인의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층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 초록우산 임직원들이 함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전 9시께 여의도성당에서는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장례미사가 거행됐으며, 황영기 회장이 고별사를 전했다.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아베 마리아’를 조가로 부르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 고인은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초록우산 본부를 방문했다. 고인은 1981년 초록우산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과정에서 금동이를 입양한 뒤 시청자들의 찬사와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고자 어린이를 위한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아동 지원에 앞장서며 배우로서 보여준 어른의 모습을 실제 삶에서도 이어왔다.
생전 어린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겼던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 재단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우산은 이에 따라 고인과 유족의 뜻을 담아 본부에서 고별 행사를 준비했다. 송일국 홍보대사가 영정을 들고 장례위원들과 함께 본부에 들어섰으며 초록우산 임직원 300여 명이 고개 숙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과 오랜 시간 인연을 맺은 직원 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른은 어린나무를 버텨주는 큰 나무가 되어야 한다’는 고인의 말을 되새겼다. 이어 “후원회장님이 저희에게 큰 나무가 되어주셨다. 이제는 저희가 그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장례위원 등의 헌화가 이어졌고, 임직원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님은 작품 속에서 보여준 좋은 어른의 모습을 현실에서도 실천한 분”이라며 “고인의 나눔은 많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전했으며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소중한 유산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인이 어린이들에게 보여준 사랑과 헌신을 깊이 간직하고, 그 정신이 더 많은 사람의 나눔과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모든 어린이가 희망을 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황지혜 기자 jhhw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