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들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광고비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집행은 기존 고객군을 반복적으로 타게팅하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퍼포먼스 광고 기업 타불라(Taboola, 나스닥: TBLA)는 독립 조사기관 퀄트릭스(Qualtrics)와 진행한 조사 결과를 담은 ‘더 데이터 어드밴티지(The Data Advantage)’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신규 고객 확보를 가로막는 요인과 독립 매체·뉴스 사이트·블로그 등을 포함하는 오픈 웹(Open Web)의 광고 투자 확대 조건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광고 예산은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9% 증가했다. 추가 예산의 최우선 목표로는 ‘기존에 광고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새로운 고객군에 도달하는 것’이 30%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81%는 예산이 늘어나도 같은 고객군을 반복적으로 타게팅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예산 확대가 곧바로 신규 고객 접점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행동이 여러 채널에 분산돼 있고 이를 하나의 고객 여정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배경으로 짚었다. 소비자는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뉴스와 검색, 이메일, 가격 비교 서비스 등을 오가며 정보를 확인하고 최근에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 Large Language Model)도 활용한다. 하지만 광고주가 각 채널의 이용자를 동일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면 관심사와 구매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익숙한 고객군을 반복적으로 공략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구매 등 전환 이전의 여러 접점에서 동일 고객을 식별하는 일이 ‘매우 쉽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나머지 75%는 어느 정도 쉽거나 중립 또는 어렵다고 응답했다. 구글·메타·아마존과 같은 폐쇄형 생태계인 월드 가든(Walled Garden) 밖에서 소비자 의도를 파악할 때 가장 큰 장애물로는 ‘오픈 웹 전반의 고객군·식별 데이터 표준화 부족’이 35%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반면 오픈 웹으로 광고 채널을 넓히려는 수요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1%는 오픈 웹에서 광고비를 늘리는 데 긍정적이었다. 실제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폐쇄형 플랫폼보다 타게팅 정확도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18%, 추가 투자에 따른 ROI를 경영진이나 재무 부서에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 17%를 차지했다.
고객 식별과 성과 측정 여건이 갖춰질 경우 응답자의 92%는 광고 예산 일부를 오픈 웹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콘텐츠나 광고를 처음 접한 시점부터 최종 전환까지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타게팅 환경이 전제된 결과다. 이들이 이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예산은 현재 광고 예산의 평균 28%였으며 응답자의 48%는 전체 예산의 4분의 1을 넘는 금액을 배분할 의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 식별과 광고 성과 측정이 오픈 웹 투자 확대를 위한 핵심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타불라는 관련 기술로 퍼포먼스 광고 플랫폼 ‘리얼라이즈(Realize)’의 고객 식별 기반인 ‘리얼라이즈 ID(Realize ID)’를 앞서 발표했다. 리얼라이즈 ID는 여러 매체와 기기, 도메인에 분산된 이용자 식별 정보를 하나의 프로필로 통합하고 콘텐츠 이용부터 광고 반응과 구매까지 행동 정보를 연결한다. 이를 통해 광고주가 잠재 고객의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광고가 전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하도록 돕는다.
아담 싱골다(Adam Singolda) 타불라 창업자 겸 CEO는 “소비자의 콘텐츠 탐색 경로가 다양해질수록 브랜드와 대행사는 구매 결정 순간의 실제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며 “오픈 웹에서 고객 식별과 성과 측정이 가능해지면 기존 고객군에 대한 반복적인 타게팅에서 벗어나 새로운 잠재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타불라의 의뢰로 독립 조사기관 퀄트릭스(Qualtrics)가 올해 8월 미국과 영국의 마케팅·광고 고위 책임자 32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직원 1000명 이상, 월 마케팅 지출 30만 달러 이상인 자동차·은행 및 금융서비스·전자상거래 기업에 소속돼 있다. 조사 결과를 담은 ‘더 데이터 어드밴티지’ 보고서는 타불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광고 예산 자체의 증가보다 신규 고객을 식별하고 여러 접점에서 성과를 연결해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실제 신규 고객 확보와 오픈 웹 투자 확대에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황지혜 기자 jhhw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