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최고치 경신, 맥 못추는 달러…언제까지 이어질까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갈등 영향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한국금거래소에서 전일 기준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65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금 한 돈 가격은 한 달간 8.42%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57% 가량 뛰었다.

 

국제 금값도 마찬가지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미 동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3.61% 상승한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은 이날 한때 온스당 3350달러선을 찍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이 이처럼 상승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고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되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어진 관세전쟁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고의 '트럼프 트레이드' 자산은 금으로 판명됐다"면서 "금은 안전자산임에도 변동성이 커서 적정한 비중 하에 중장기 투자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금은방에 골드바를 비롯한 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와 달러가 하락하는 우호적인 환경 시에는 금가격의 추세적 우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호관세와 미·중 갈등 격화가 미국에 대한 신뢰도 약화를 통해 미국 예외주의 현상을 퇴색시키고 있는 것이 달러 급락과 금 가격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국의 자체 금 수입도 지난 12월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도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 약화와 금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중 갈등 격화로 16일 달러화 지수는 전일 대비 0.91% 하락한 99.3으로 22022년 4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셀(Sell) USA’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치 못한 미국 달러 약세가 갑자기 전 세계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는 세계 무역과 금융에 사용되는 기축 통화여서 가치 하락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러한 달러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4∼10일 글로벌 펀드매니저 1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향후 12개월간 달러 약세를 전망해 2006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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