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예방접종, 선택이 아닌 필수… 해마다 챙겨야 하는 백신은?

누구나 어릴 적 한두 번쯤은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릴 때에는 국가의 권고에 따라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예방접종을 챙기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필수 예방접종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예방접종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특히 성인의 경우, 자신이 충분히 면역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염병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몇 해 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사례만 떠올려보아도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예방접종을 미루면, 막을 수 있었던 감염병에 걸려 불편을 겪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을 피하지 말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주기적으로 필요한 백신을 제때 맞아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꼭 챙겨야 할 백신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독감은 단순한 계절성 질환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요즘에는 독감 유행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게다가 독감은 감기와 달리 고열과 극심한 근육통 등으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폐렴 등 2차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도 있다. 매년 변종이 바뀌기 때문에 해마다 접종해야 하는 백신 중 하나다.

폐렴구균 백신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나 당뇨, 심혈관질환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폐렴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위협이다. 폐렴구균은 폐렴뿐 아니라 수막염, 균혈증 같은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연령층에서는 백신 접종이 강력히 권고된다.

 

대상포진 백신도 중요하다. 과거 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다면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신경통을 일으킨다. 게다가 발생 부위에 따라 마비,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여 발병률 및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B형간염 백신도 모든 연령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접종 항목이다. 과거에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거나, 시간이 지나 항체가 사라진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항체 검사를 통해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헬스케어 종사자, 신장질환자, 혈액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이라면 B형간염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접종 등을 진행해야 한다.

 

조세희 부평 연세코아내과의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면역 체계가 약해지며, 만성질환이나 피로 누적,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지 말고 자신의 연령이나 직업,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필요한 백신을 제때 맞기 바란다”며 “성인 예방접종은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의 보건에도 이바지하여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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