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탈 거야”…’41에디션이라면 로망 실현 가능

 

넷플릭스 시리즈물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 사진=화면 캡처

 

“난 나중에 지프차 탈 거야. 라이방도 끼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나오는 주인공 관식의 대사다. 예나지금이나 지프는 낭만의 대명사로 꼽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941년 윌리스 MB(Willys MB)가 세계 2차대전 당시 군용차량 으로 등장해 현재 SUV의 모태가 된 것은 굳이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어도 알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존재감 자체가 아이코닉한 지프가 2025년 첫 스페셜 에디션으로 지프 랭글러 ’41 에디션(Wrangler ’41 Edition)을 지난 2월 내놨다.

 

 

기자는 최근 랭글러 '41 에디션의 루비콘 4도어 파워탑 모델을 시승해봤다. 시승 중 비가 내렸지만 강원 도에 들어서니 눈발이 날리더니 결국 소복히 쌓인 변화무쌍한 날씨였다. 하지만 4륜 AUTO 모드로 변경 하니 도로를 식은죽 먹기로 장악해나갔다. 해당 차량에는 올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돼 눈쌓인 오프로드도 식은죽 먹기여서 시승 내내 '강원도의 날씨엔 역시 지프'라는 말을 내뱉었다.

 

 

◆'41 에디션은 뭐가 다른가

 

일반 랭글러 루비 모델과 다른점은 군방색인 올리브 드랩 색상을 토대로 했다는 점과 전동 사이드 스텝, 스페셜 에디션 전용 뱃지를 적용했다. 올리드 드랩 색상은 지프 랭글러와 찰떡궁합으로 마치 실전 군용차를 연상케 한다. 강원도 일대를 운전하다보면 실제 군용차들과 마주치게 되면서 묘한 동질감까지 들 정도다. 파워 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최고출력 272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심장을 가졌다. 전동 사이드 스탭은 높은 전고의 랭글러를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좁은 주차공간에서는 정강이 타격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지프 코리아에 따르면 랭글러 ’41 에디션은 총 50대 한정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랭글러 스포츠S, 루비콘 2도어, 루비콘 4도어 하드탑 및 파워탑까지 모든 트림에 걸쳐 선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출시한 지프 랭글러 '41 에디션 4xe 모델. 사진=JEEP

 

다만 미국에서 출시한 ’41 에디션은 파워트레인부터 다르다. 가솔린 모델이 아닌 하이브리드인 4xe 모델로 2리터 가솔린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달아 최고 출력 375마력, 최대 토크 65kg·m를 발휘한다. 디테일적이 면도 부러움을 산다. 17인치 막힌 형태의 올리브 드랩 색상을 전용한 휠은 군화를 신은 군인처럼 에디션을 완성한다. 이외에도 ’41 에디션만의 베이지 직물시트와 데칼, 기어노브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궁극의 주행 성능

 

지프 랭글러를 몰게 된 만큼 맑은 날씨보다는 악천후를, 고른 도로보다는 험로를 기대하게 된다. 도로는 선택할 수 있지만 날씨를 선택이 불가능한 요소다. 하지만 폭우와 눈까지 동반한 험난한 날씨가 펼쳐졌다. 5월까지도 눈이 온다는 강원도를 선택했기에 가능한 날씨였다. 4WD-AUTO 모드를 통해 폭우 속에서도 도로를 제압하는 듯한 안정적인 주행질감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제설이 되지 않은 도로에서도 미끄럼없이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기능을 통해 상대방 운전자를 배려하면서도 밤길 운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비장의 무기인 4WD-LO 모드는 도강이나 모굴 등의 극악의 오프로드 주행 시 목표 속도(1~8km/h)를 유지할 수 있도록 셀렉-스피드 컨트롤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및 주행 시 엔진의 진동은 디젤 차량으로 느껴질 정도인 점은 아쉽다. 또한 추월 시도 시 추돌방지 장치가 예민하게 작동하면서 브레이크에 개입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터프한 운전을 즐기는 드라이버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요소다.

 

사진=지프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총평

 

밀리터리를 즐기는 이들이겐 더할 나위없는 에디션이다. 과거 미군 부사관(Sergeant)의 줄임말인 사지(Sarge) 에디션을 통해 갈증을 푼 바 있다. 군용차가 원형이었던 지프에게 가장 어울리는 에디션이 나타난 셈이다. 밀리터리 마니아라면  로망의 아이콘인 지프가 오랜만에 내놓은 한정판 에디션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글·사진=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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