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때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1.82포인트(2.48%) 내린 38170.41에, S&P500지수는 2.36% 내린 5158.2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5% 내린 15870.90에 거래를 마쳤다. 모든 지수가 2% 이상 급락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파월 의장을 ‘메이저 루저'(Major loser)라고 언급하며 선제적 금리인하를 촉구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 의장을 대상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트럼프가 파월을 압박하자 금융시장 전반에서 미국 자산을 투매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통화정책 독립성 우려까지 겹치며 위험자산인 주식은 물론 안전자산인 국채와 달러까지 동반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99선마저 무너지며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달러 인덱스는 98.29로 전 거래일 대비 1.1%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인덱스는 이날 97.9까지 밀리기도 했다. 특히 달러화 투자 자금이 안전 자산 통화에 쏠리면서 스위스프랑에 견준 달러화 가치는 이날 0.804달러로 2015년 1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 시장에선 중장기 물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국채 수익률 곡선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졌다.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격차는 65bp까지 확대됐다. 종가 기준 2년-10년물 금리 격차가 60bp를 넘어선 것은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뉴욕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상승해 8만7000달러대를 회복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8만8460달러까지 치솟아 이번 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