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분기 실적에서 의외로 선방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비결은 가격 인상 없이 현지 재고로 대응한 것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3조4352억원, 3조5430억원이며 예상 영업이익률은 8.2%다. 지난해 동기 실적(매출 40조6585억원·영업이익 3조5574억원)보다 매출은 6.8% 증가, 영업이익은 0.4% 감소한 것이다.
기아의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는 27조8101억원, 3조2287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11.6%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분기 매출 26조2129억원, 영업이익 3조4257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매출은 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8%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4일과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25% 부과에도 현지 재고를 토대로 별다른 가격 인상없이 침착히 대처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재고량이 수개월 내 소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이후에는 관세 타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미국 현지 총생산량을 120만대까지 끌어올려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현지 생산분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KB증권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지 미국 자동차 브랜드 및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 관세가 결국 자체 철회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도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여파가 전 세계 자동차그룹의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동안 착실히 공급망 관리를 해 온 현대차그룹에게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