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냈다. HBM 판매 호조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냈고, 현대자동차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액을 올렸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시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수준이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론 최대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우현 담당은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현 시점에서 관세 정책의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글로벌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SK하이닉스와 협의 중이던 메모리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 적용이 유예된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김 담당은 “PC와 스마트폰과 같은 IT 소비재들은 당분간은 관세 적용이 유예되며, 올해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AI 서버는 상대적으로 관세로 인한 수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관세에 따른 수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현대차도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매출액은 44조40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수치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 및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두 자릿수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3조63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크로(거시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신흥 시장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 추세로 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현대차는 신차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각 시장별 현지화 전략 고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2조7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LG전자 측은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전기차를 포함한 차량수요 회복의 지연,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B2B, 구독, 웹OS 플랫폼 등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성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1조259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9%, 1936%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1.5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