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장 달래기에…안도한 글로벌 금융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랠리를 이어갔다.

 

2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9.59포인트(1.07%) 오른 3만 9606.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8.10포인트(1.67%) 오른 5375.86,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07.63포인트(2.50%) 오른 1만 6708.95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한 때 상승폭이 4.47%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유화적인 발언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율이 매우 높다면서 협상 진전에 따라 대중 관세가 상당히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고,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해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서 시장을 안심시켰다. 다만 일방적으로 대중 관세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일부 하락했다.  

 

주가 상승은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다. 테슬라는 전날 발표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업무를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5.4% 상승했다. 애플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 위반으로 각각 수천억대 과징금을 부과받았음에도 각각 2.4%와 4.0% 뛰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 제한 속에도 3.9% 올랐다.

 

가상자산시장에서는 대장주 비트코인이 급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9만4617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9만4000달러대로 상승한 것은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소폭 하락해 9만3000달러대에서 머물다가 24시간 전 대비 0.99% 오른 9만 3780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1.05% 올랐다. 

 

특히 이날 비트코인이 장중 9만4000달러대까지 돌파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91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세계 시가총액 순위 5위 수준으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9050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0만9200달러대로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7만4000달러대로 저점을 낮추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 완화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미국 주요 빅테크들의 시총이 최근 크게 줄어드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에 돌입한 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는 급락세를 보인 반면,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는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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