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차기 대권 주자들과 관련된 정치 테마주가 연일 과열 양상을 보인다. 대통령 경선 후보들의 공약 및 경선 결과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보이는 등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2월 이후 정치 테마주의 주가 변동률은 121.81%로 시장 평균(코스피 16.47%·코스닥 24.12%)보다 약 6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시장경보 종목 중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115종목 중 52%인 60종목이 정치 테마주였다. 같은 기간 시황변동에 따른 조회공시를 의뢰한 62종목 중 56%인 34종목이 정치테마주에 해당했다.
또한, 이달 1~18일까지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37개 종목 중 78%인 29종목이 정치 테마주로 과열 양상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자산규모 및 매출액 규모가 시장 평균보다 작은 중·소형주 위주였고 영업실적도 시장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종목이 상당수였다. 정치 테마주의 평균 매출액은 유가증권시장 3317억원(시장 평균 2조2290억원), 코스닥시장 590억원(시장 평균 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테마주의 평균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시장 평균(1506억원)보다 큰 차이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테마주의 평균 영업이익은 5억원 수준이었다.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은 이달 2일부터 17일까지 거래가 정지된 10일과 15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주가는 14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다 지난 21일 대규모 전환사채 물량 출회 소식이 전해지며 25.1% 급락하기도 했다. 상지건설은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현재는 퇴임하면서 회사와 직접 연관은 없다.
지난달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 포바이포, 에르코스 역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다. 포바이포는 이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퓨리오사AI를 방문하면서 급등세가 시작됐다. 포바이포는 퓨리오사AI의 협력업체로 알려졌다. 영유아 식품 등을 생산하는 에르코스는 저출생 관련주로 꼽히며 급등세를 탔다. 에르코는 지난달 29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8.83% 상승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지며 한덕수 테마주 또한 관심이 뜨겁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달 29일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9.8%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한덕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시공테크 역시 출마 기대감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의힘 대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 테마주는 급등세가 잦아든 모양새다. 김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홀딩스는 지난달 8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평화홀딩스는 김종혁 회장이 김 후보와 같은 경주 김씨라는 이유로 전부터 테마주로 묶였다. 한 후보의 테마주인 대상홀딩스 역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관련주는 급락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경남스틸, 휴맥스홀딩스, 보광산업 등 관련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