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의 세계] 해외 정치 테마주, 정책과 연관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11일(현지 시간) 테슬라 모델S에 시승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인 테마주는 해외에도 있지만 국내와의 차이점은 정책적인 연관성이 높다는 것으로, 국내는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정치인과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으면 급등락을 보이는 반면 해외는 직접적인 관련성을 보인다.

 

취임 100일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 테마주를 보면 그가 내세우는 정책, 공약과 연관돼 향후 기업의 가치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와 비트코인 테마주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트럼프가 가상자산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받았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보유 주식 1위는 테슬라로 보유액은 지난 28일 기준 196억4461만달러다. 6개월간 순매수 규모도 1위로 이 기간 36억9772억달러 사들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테슬라 주가는 최근 들어 지난해 10월 수준 가격으로 내려갔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약세로 돌아섰고 이달 29일 종가 기준 292.03달러를 기록하며 약 40% 하락했다.

 

다만, 최근 미국이 자율주행자 운행 확대를 위해 과도한 규제를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지난주 주가는 18% 넘게 치솟기도 하는 등 정치적인 영향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으나, 오히려 테슬라에 대한 보복 관세 위협과 불매 운동이 펼쳐지면서 피해주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세계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가도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비트코인의 국가 준비자산 보유 정책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친화적인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에만 주가가 500% 이상 상승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활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20개 주에서 비트코인 준비금을 마련하고 가상자산을 수용하는 법안을 추진하며 탄력이 붙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 대선을 전후로 트럼프 수혜주에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미 대선이 진행된 시기인 지난해 11월 한달 간 엔비디아, 아이온큐 다음으로 서학 개미들의 매수·매도(22억265만달러)가 활발히 이뤄졌다. 순매수 규모만 1억5619만달러로 팔란티어 다음으로 많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보유액은 이달 기준 15억2759만달러로 순위로 보면 17위다. 

 

이처럼 미국의 경우 정치인, 대통령과 확실한 관련이 있을 경우 관련 주가가 들썩이는 모습을 보인다.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트럼프 내각에 중용될 기업인들의 소속기업 주가가 시장 대표지수(S&P500)를 초과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 정책으로 수혜주였던 기업이 오히려 관세 피해주로 분류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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