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의 잘못된 정보 제공이 도마에 오르면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증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벌어지는 증권업계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다시금 회자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기업 관련 각종 공시 정보는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있어 가장 기본적 요소란 점에서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토스증권, 한국콜마 실적 표기 오류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한때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의 실적이 잘못 표기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날 한국콜마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2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6% 늘어난 7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 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662억원)를 큰 폭으로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국콜마 국내법인 상위 고객사들의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스킨과 선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한 주문이 확대되는 낙수 효과가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법인 최대 고객사의 주문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회복세를 보이며 영업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대폭 줄었던 영향도 있다.
이같은 깜짝 호실적에 일부 증권사들이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를 서둘러 상향했고, 실적 발표 당일 한국콜마 주가도 전장 대비 7.71% 급등한 9만3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단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넘어 고객사 구조 변화와 글로벌 다국적기업(MNC)향 레퍼런스 축적으로 중장기 성장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려잡았다. DB증권도 “실적 성장과 저평가 매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가를 10만원에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증권은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한국콜마의 1분기 실적을 연결 기준이 아닌 별도 기준으로 잘못 표기하는 치명적 오류를 냈다. 토스증권 모바일앱 화면에 매출액 3430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으로 실적 자료가 노출된 것이다.
뒤늦게 이같은 잘못을 인지한 토스증권은 부랴부랴 연결 기준으로 공시를 수정한 뒤 향후 동일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데이터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미 토스증권의 잘못된 공시를 보고 한국콜마의 실적이 악화된 걸로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손실을 봤다는 불만이 제기된 걸 알려졌다. 오류 발생 시점에 매도한 투자자의 경우, 주가 상승 이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또…증권사 전산 장애 민원
증권가에서 잊을 만하면 벌어지는 전산 장애나 서비스 오류는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일부 계좌의 잔고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사고가 터졌다. 같은달 카카오페이증권에서도 일부 주문이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올해 1분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비롯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홈페이지 오류 등과 관계된 전산 장애 민원건수는 19건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대형사인 키움증권(16건), 미래에셋증권(12건)에서도 두자릿수 민원이 접수됐다.
증권사들은 기업들의 중요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공시 자료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가장 기본적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의 전산 장애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해묵은 과제로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시 활황으로 올해 증권업계는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투자자에 중요하게 전달돼야 할 정보에 오류가 있는 건 큰 문제”라며 “이는 서비스를 안하는 것만 못하게 된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정보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