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와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집권 1기였던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새 틀로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제시했다. 그는 “향후 3년 또는 그 이상의 중미 관계에 전략적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호혜와 윈윈”이라며 “이견과 마찰에 직면했을 때 평등한 협상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에서 중국과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주석과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고 가장 좋은 양국 정상 간 관계를 구축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시 주석과 함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 역사상 최고의 미중 관계를 열고 양국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한 국가들”이라며 “미중 협력은 양국과 세계를 위해 많은 큰일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문제 등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며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분쟁으로 이어져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중미 양측의 최대 공약수라며 미국을 향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담 결과를 묻는 말에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대만 문제 논의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에도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 15분쯤 시작돼 약 135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 부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보다 30분가량 길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