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KBO 저비용·고효율 ‘톱’ …1승당 6747만원만 써

KT도 7010만원 불과…두산, 한국시리즈 제패 성과
고비용·저효율 ‘톱’ 롯데…1승당 2억 넘게 지출해

그래픽=권소화 기자

[세계비즈=안재성·최원영 기자]빌리 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머니볼’은 명작으로 유명하다. 영화 후반부에 존 헨리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가 빈을 스카우팅하면서 “뉴욕 양키스는 1승당 140만달러를 썼지만 오클랜드는 26만달러밖에 쓰지 않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 프로야구(KBO)에는 미국 프로야구(MLB)처럼 엄격한 샐러리캡이나 사치세 관련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돈을 무한정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썼느냐, 즉 1승을 거두기 위해 선수단 연봉으로 얼마나 지출했느냐는 KBO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KBO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KBO 10개 구단 중 지난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거둔 곳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비용 대비 효율이 제일 낮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2019년 KBO 정규시즌에서 86승 1무 57패의 성적으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가 이 성적을 위해 지출한 선수단 연봉총액은 58억200만원에 불과했다. 1승당 겨우 6747만원의 연봉만 지출한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선전,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일궜다. 매우 효율적으로 돈을 쓴 셈이다. 

 

비록 정규시즌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지만 KT 위즈의 효율도 빛났다. KT 위즈는 연봉총액 49억7700만원, 정규시즌 승수 71승으로 1승당 연봉 7010만원을 지출했다.  

 

KBO 10개 구단 중 연봉총액이 가장 적은 구단은 KT 위즈, 그 다음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두산 베어스 역시 저비용·고효율을 자랑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선수단 연봉으로 총 80억3200만원을 지출했으며 정규시즌 승수는 88승(1위)이었다. 1승당 연봉 지출은 9127만원에 불과해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 다음으로 작았다. 

 

나아가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으니 어찌 보면 가장 값진 열매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최고의 고비용·저효율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연봉총액이 103억4500만원에 달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돈을 썼다. 그럼에도 정규시즌 승수는 48승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롯데 자이언츠의 1승을 위해서 선수단 연봉이 2억1552만원이나 필요했던 셈이다. 1승당 연봉 지출이 2억을 넘긴 곳은 롯데 자이언츠뿐이었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 다음으로 효율이 낮은 KIA 타이거즈(1억4832만원)와 비교해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연봉총액 91억9600만원, 정규시즌 승수 62승(7위)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과거 돈을 잘 쓰지 않아 팬들의 비판을 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연봉총액이 10개 구단 최고로 치솟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돈을 쓴 만큼 효율은 따라오지 않고 있다. 

 

1승당 연봉 지출이 1억원 미만인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9730만원) 등 네 곳으로 조사됐다. 

 

1억원 이상인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외 한화 이글스(1억2062만원), SK 와이번스(1억1080만원), 삼성 라이온즈(1억973만원), NC 다이노스(1억403만원) 등 여섯 곳이었다. 

 

A구단 관계자는 “MLB에서 연봉총액이 최고로 높은 구단으로 흔히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꼽힌다”며 “그러나 양키스는 10년 이상, 다저스는 벌써 30년 이상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프로야구는 돈을 많이 쓰는 게 꼭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돈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KBO의 경우 외국인 선수와 프리에이전트(FA) 관련 비용에서는 가격 대 성능비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너무 효율성만 따지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B구단 관계자는 “1승당 연봉 지출을 줄이려면 결국 선수들 연봉을 깎아야 한다”며 “과도하게 쥐어짜면 오히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안 돼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구단 관계자는 “특히 선수 연봉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어린 유망주들이 야구 대신 다른 스포츠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프로야구 선수진 전체의 수준 하락을 부르는 등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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