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 살리기 위해 코로나와의 ‘전쟁’ 아닌 ‘공존’ 택했다

유럽지역 국가들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와의 전쟁보다 공존을 택하고 있다고 주요매체들이 전하고 있다. 출처=EU 집행위원회

[임정빈 선임기자]유럽지역 국가들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다시는 ‘봉쇄(lock-down)’ 조치를 취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굳히고 있어 주목된다.

 

오히려 이들 국가는 유럽 내 여행을 권장하고 유동성을 대규모로 푸는 등 경제 및 여가 활동 촉진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17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뉴욕타임스 및 AP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EU 정책당국 및 유럽 각국은 다시 봉쇄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유럽의 이런 방식에 대해 ‘바이러스 퇴치’보다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기’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코로나19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3000만명을 넘은 가운데 유럽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도 심각한 상황이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하루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1만1193명과 9784명을 기록, 세계 7,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재확산이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봐야 하지만 이들 정부는 봉쇄조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는 초기 코로나19 확산시에 그가 “코로나19에 대한 전쟁”을 외쳤던 것과는 정반대이며, 사실상 바이러스와의 공존에 나선 셈이다.

 

유럽지역에서 국가 폐쇄를 처음으로 단행했던 로베르토 스페란짜 이탈리아 보건장관도 “현재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이 살아가는 단계에 있으며 이탈리아는 감염증에 대응하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또 다른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초기에 취했던 봉쇄 조치로 인해 엄청난 타격에 대한 정책적 반성의 결과로 보인다고 주요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검사 및 추적’ 등을 바탕으로 직장과 학교는 정상가동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EU의 전체행정을 책임지는 EU 집행위원회도 지난 4일 EU 내 자유 이동 규제조치를 역내 각국이 완화하도록 제안하는 조치를 취했다.

 

역내 여행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EU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EU의 모태가 된 ‘셴겐조약’의 취지를 계속 유지하자는 조치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부양 차원에서 대규모 완화정책을 지속하면서 경기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EU 전체가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아닌 공존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 나선 셈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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