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권영준 기자] 금융지주가 간편결제 ‘페이 플랫폼’을 강화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들이 독자적인 성장에 주력할지,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개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금융에 이어 우리금융도 간편결제 ‘페이사업’을 강화한다. 이들은 후발 주자로 나선만큼 계열사인 은행,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의 금융서비스를 탑재해 종합 결제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우리금융는 자회사 금융서비스를 적용한 KB, 신한과 달리 타은행 계좌까지 개방하며 개방형 종합 결제 플랫폼으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애초 금융지주는 간편결제 사업에 미온적인 반응이었다. 이미 빅테크로 불리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시장 선점을 넘어 사실상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국내 디지털미디어 렙 나스미디어의 NPR 2021 인터넷 이용자 조사(국내PC 및 모바일 인터넷 동시 이용자 만15~69세 2000명)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시 주로 이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네이버페이가 73.8%, 카카오페이가 68.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삼성페이가 33.8%, 페이코 30.3%, 토스 25.8%였다. 특히 사용자는 2~3가지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복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조사과정에서도 중복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자 금융지주도 간편결제 시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6%가 증가했다. 반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조9610억원으로, 규모 면에서 간편결제의 4배가 넘었지만, 전년동기 대비 0.3%가 감소했다. 즉, 간편결제 사용이 늘고, 신용카드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의 간편결제 사업 확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통합과 개방에 있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KB와 신한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별도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를 향후 금융그룹 통합 플랫폼으로 고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역시 현재는 우리카드 앱 내에서 우리페이 서비스를 탑재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향후 우리페이 기능을 우리은행 앱인 우리WON뱅킹에 적용할 예정이다. 뱅킹앱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뱅킹 앱에 우리페이 기능까지 적용할 경우 고객이 보유한 모든 은행의 계좌를 한 번에 관리하고, 간편결제까지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디지털 지급 결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우리페이 계좌결제 서비스에 10개 은행을 추가했다. 즉 우리페이로 결제를 하면 우리은행 계좌뿐만 아니라 신한, KB국민은행 등의 계좌를 우리WON카드 앱 안에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KB, 신한페이의 경우 계열사 은행 계좌만 등록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을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통해 ‘내 손 안에 금융비서’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추세”라며 “우리카드의 개방형 통합 결제 플랫폼 성공 여부가 향후 금융지주 간편결제 사업 확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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