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한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등을 돌리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1월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서학개미들의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자산을 버린 것을 알게 되면 다음 분기에 스스로를 책망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정말이다(Indeed)"라는 답글을 남겼다.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BTC)을 처분했거나 팔 계획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 발언에 5만 달러 재진입을 시도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4만300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5440만원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기록한 고점 6만1965.78달러와 비교하면 25.82% 하락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대부분의 코인이 이날 오전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을 15억달러 어치 매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테슬라 차량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중 10%를 2억2700만달러에 매각해 1억1000만달러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공개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매각 사실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머스크는 “시장 유동성 테스트였을 뿐 더이상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12일에는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엔 비트코인 추가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학개미들은 머스크가 연일 돌발행동을 보이자 테슬라 주식 매도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테슬라를 4672만 달러(약 527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매수 결제 금액은 5억6228만 달러, 매도 결제 금액은 6억900만 달러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1월부터 지지부진한 양상을 띄는 것도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돌아서게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25일 고점(900.4달러)을 찍은 이후 하락추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종가는 589.74달러로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긴축 가능성, 지난해 급등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적정 가치) 부담 등도 테슬라를 손절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에서는 테슬라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와 테슬라 차량 주문 취소 인증 릴레이가 등장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발언에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라 현지에서도 머스크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그동안 테슬라에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를 두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아치웠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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