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확정되면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며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이 본격화됐다. 경쟁 업체들은 인프라 확대, 콘텐츠 개발 등의 방식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로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2위 업체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24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미래 유통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며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경쟁사를 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를 디지털 전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조 이상의 온라인 거래 규모와 성장 기반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증대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의 급부상으로 경쟁사들도 바빠졌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는 최근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 강화에 한창이다. 우선 축구장 5개와 맞먹는 연면적 3만8400㎡ 규모 풀필먼트 센터(군포센터)를 마련해 상온 상품을 취급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해당 센터를 이용해 익일 배송을 할 수 있다. 또한 오는 8월에는 용인에 신선식품 전용 콜드체인(냉장유통) 풀필먼트 센터가 가동될 예정이다. 해당 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 신선식품 배송 강화가 기대된다.
네이버는 이처럼 신규 2개 풀필먼트 센터와 함께 클로바 포캐스트, 물류 로봇, 친환경 패키징 등도 함께 적용하며 스마트 물류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클로바 포캐스트는 네이버의 쇼핑 데이터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물류 수요 예측 AI 모델이다. 주문량을 하루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인데 이를 통해 익일배송, 당일배송 등 배달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
클로바 포캐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곤지암 e-풀필먼트 센터’에서 시범적으로 활용 중이다. 매일 오전 9시에 클로바 포캐스트가 당일과 다음날의 주문량을 예측하면, 이 예측치를 참고해 물류 센터에 적정 인력을 발주 및 배치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을 돕는다.
기존 이커머스 2위 사업자인 쿠팡은 물류센터 추가 건립으로 ‘로켓배송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달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밝힌 투자 규모만 1조원 이상으로, 이는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45억5000만달러(약 5조1400억원)의 20% 수준에 달한다.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의 독점·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유료회원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므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유료회원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최근 쿠팡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쿠팡이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부정적인 여론을 타파할 수 있는 이미지 쇄신 등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유통업계 강자로 꼽히는 롯데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계속 대두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사업 강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신선식품, 명품, 패션·뷰티, 가전 등 롯데온 내 주요 카테고리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준으로 키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구체적인 이커머스 전략은 다음 달 1일 신동빈 롯데 회장 주재로 열릴 예정인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7월 중순께 열리는 하반기 VCM은 롯데지주와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 임원, 계열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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