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떡상'...개그 마케팅 통했죠"

이기수 과장이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안마의자를 선보이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전경우 기자] 안마의자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라이브커머스(라방)로 ‘대박’이 났다. 흥행의 이면에는 개그맨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기수(41) 과장이 있다.

 

 이 과장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개그맨이 꿈이었다. 그 꿈을 품은 채 법대를 다니다가 집안 사정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를 했다. 그러던 어느날 개그맨 공채 시험 공지가 눈에 띄었다. 처음 도전한 시험은 낙방, 이후 대학로 공연장에서 실력을 키워 2006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09년부터는 ‘웃찾사'에서 꾸준히 활동, 2011년 MBN 공채 개그맨 1기로 ’개그공화국’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3년엔 캄보디아에서 유적지 가이드로 잠시 ‘외도’를 하기도 했으나, 2015년엔 다시 ‘웃찾사’에 복귀하여 ‘부담스런거래’ 코너 등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려갔다. 

 

 그러던 이 과장은 2017년 바디프랜드에 입사, 본격적인 ‘인생 시즌2’를 시작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개그맨으로서 수입도 일정하지 않다보니 다른 도전이 필요했던 것이다.

 

 입사 후 처음 보직은 마케팅팀 소속 SNS팀원. 이 과장은 5년 전 당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라방(라이브방송)’에 주목, 아프리카 TV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개그맨 출신 특유의 입담으로 점차 인지도를 높여갔다. 

 

 네이버가 본격적인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도입하자 이 과장은 안마의자를 만원에 경매하는 라이브 방송을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라이브커머스가 주목 받으며 개그맨 출신 이 과장은 자신의 강점인 기획력과 순발력, 유머 감각이 특히 돋보였다. ‘준비된 인재’ 이 과장은 날개를 활짝 펼치기 시작했다.

 

 시작 첫 달에 2배, 그 다음 달 5배로 매출이 ‘떡상’했다. 회사에서는 라이브커머스 전담팀을 꾸려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바디프랜드의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는 1시간 방송 중 1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평균 1만 명이 넘게 시청하는 인기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19일 강남구 소재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이 과장의 ‘라방 성공기’에 대해 들어봤다. 

이기수 과장이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에 입사한 계기는.

 

 “2017년에 웃찾사 방송하고 있을 때 고향에 계시는 어머님이 택배를 보내셨는데 안에 함께 들어 있던 신문지에 바디프랜드 특이경력자 공고가 보였다. 정말 특이하게도 운동선수, 배우, 개그맨, 모델 등등 일반회사에서는 모집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뽑았다. 당시 결혼 후 불안정한 수입이 아쉬워서 안정적인 직장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였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디프랜드 본사에 전화를 걸어 입사 문의했다.”

 

-개그를 마케팅으로 승화시키는 비결이 있다면.

 

 “지금은 많은 개그맨이 라이브커머스방송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라이브커머스는 기본적으로 판매가 가장 중요하다. 재미있는 분장과 위트있는 멘트로 시청자들을 계속 보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댓글 창에 구매를 위한 질문에는 빠르게 응답하는 소통 능력이 핵심이다. 

 

 또한 시청자들이 방송 중에 구매할 수 있게 그들의 입장에서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유부남 시청자들에게는 ‘일단 사세요. 허락보다 용서가 쉽습니다’라는 재미있는 멘트로 그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이직 후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었나.

 

“사실 입사전 15년이 넘게 규칙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먼 프리랜서의 삶을 살다 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또한 평소 새벽 2시에나 잠들어 오전 11시쯤 일어나던 삶에서 아침 6시에 기상하는 게 적응하기 어려웠다. 바디프랜드에서 회사원 생활에 적응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

 

-회사 내부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처음 입사했을 때 광고를 만드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에 배정을 받았다. 당시 공승현 팀장님(현재는 브랜드 전략실 실장으로 승진)이 처음 회사에 다니는 입장을 잘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었다. 또한, 아이디어의 가치에 대해 크게 인정해 주시고 개그맨의 끼를 잘 살릴 수 있는 업무들에 대해 적극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늘 감사드린다.”

 

-많은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된 이후 힘들어진 선후배 개그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프로그램 폐지 후 많은 동료들이 막막함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본인의 재능을 살려 다양한 방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다. 공무원이 된 사람부터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 100만 유튜버가 된 사람 등등 다양한 사연이 있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선후배 동료들도 다양한 곳에서 개그맨의 재능을 살린다면 제2의 기회가 꼭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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