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전기차 전쟁, ‘배터리’서 승패 갈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 행사에서 K-배터리가 탑재된 차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100년 넘게 이어진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업들은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부문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은 전세계적인 탄소 중립 움직임에 발맞춰 전기차 전환을 위한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자동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HV)와 전기차(EV)에 탑재하는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1조5000억엔(약 15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의 2021회계연도 배터리 설비 투자액은 전년의 2배 수준인 1600억엔 규모로 늘었다.

 

테슬라는 미국과 독일 등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는 “테슬라가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과 개발 중인 원통형셀인 4680 베터리 셀(cell)의 완성도가 높아져 조만간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배터리 원자재 확보나 배터리 자체 개발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현재보다 56% 낮추겠다는 게 테슬라의 목표다.

 

또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703억 유로(약 100조원)를 투입해 배터리를 자체 개발·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10년간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벤츠는 400억 유로를 배터리 내재화(자체 생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BMW도 내년 말부터 배터리 셀 자체 생산을 위해 뮌헨 인근의 파일럿 공장을 가동한다.

 

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4.7%에 이른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4.2% 점유율로 중국 CATL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점유율을 5.2%에서 5.4%로 높이며 처음으로 삼성 SDI(5.1%)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배터리 업계에선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배터리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공급망을 재편하는 현재 상황에서 더욱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선 구축 등이다. 최근 배터리 생산이 급증하며 필수 원료인 리튬 가격이 2012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제로 압도해야 하는 배터리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가 간 우호관계 형성과 완성차·배터리 기업 간 파트너십을 다지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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