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감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갑상선기능저하증?

[정희원 기자] 일교차가 큰 환절기, 으슬으슬 몸이 떨리며 추위를 느끼게 되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온몸이 무거운 듯한 피로가 느껴져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한 감기로 생각할 수 있는 증상이지만, 놀랍게도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아 평상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은 신체의 전신적인 대사 작용을 조율하고 신체의 열 발생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분비기관이다. 자율신경계와 심장 기능 조절부터 성장 및 발육 촉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중에서도 갑상선 호르몬 분비 기능은 인체의 전반적인 신진대사를 조절하기에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으면 인체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고 신진대사의 균형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진다. 아무리 오래 쉬어도 피곤하고 갑자기 추위를 잘 타게 되며 좀처럼 땀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앞서 말한 증상 말고도 탈모, 생리주기 변화, 식욕부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눈과 손발이 붓거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이은정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특히 임신 중에는 갑상선의 크기가 커지고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면서 관련된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 임신 기간과 출산 후,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갑상선호르몬 이상은 채혈검사에서 혈액 내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 그는 다만 “간혹 어떤 증상도 못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개인의 증상만 가지고 발병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간혹 만성피로, 기억력 감퇴, 우울감으로만 발현될 수도 있어 이러한 증상을 노년기 우울증 혹은 갱년기 우울증 등으로 착각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오래 방치하게 되면 허혈성 심장질환, 혈전 형성에 의한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등 각종 질환의 발병률이 크게 상승하며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이은정 원장은 “평소와 달리 지속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호르몬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대개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함으로써 그 증세를 완화할 수 있으나, 약물 투여량 및 복용 기간 등은 환자의 상태와 연령, 발병 원인 등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며 “갑상선 관련 질환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내분비내과 전문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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