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코피티션]경쟁사인 금융사들, 빅테크에 대항해 뭉친다

카드사들, 빅테크 간편결제 장악 막고자 페이 개방
구축 완료했지만…이해관계 달라 시행시기는 미정
은행권, 당국과 별도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검토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금융사들은 빅테크(대형 IT업체) 기업의 막대한 영향력에 제휴를 확대해가지만,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빅테크 종속 현상을 막기 위해서 경쟁 관계인 금융사들은 함께 빅테크 기업 대항에 나선 상황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말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는 각 카드사의 페이 플랫폼을 타사 카드에 개방해 하나의 간편결제 앱에 여러 회사의 카드를 등록·이용하는 호환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카드사 페이 플랫폼이 개방되면 한 카드사의 페이 플랫폼만으로 여러 카드사의 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경쟁사인 카드사들이 이처럼 힘을 한데 모은 것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의 결제·금융 플랫폼이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져서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이 완료됐음에도 시행 시기는 미지수다. 카드사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회원 수가 많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는 페이 플랫폼 개방에 적극적이다. 반면 다른 비(非)은행계 카드와 페이 후발 주자는 서비스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간 회원 수 차이가 커서 후발주자들은 자칫 선발주자의 시장 지배력만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초에 전체 카드사가 함께 시작하기로 했지만 합의가 어렵다면 내년 상반기 중 2∼3개 카드사만 페이 등록 개방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적해 카드사들이 페이 플랫폼을 준비한다면 은행권에서는 대환 대출 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8월 은행연합회가 운영하는 ‘금리 비교·대환 대출 플랫폼’을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에 금융당국은 ‘대환 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준비했지만, 빅테크·핀테크 기업에 특혜가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의를 멈추고 재검토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와 별도로 빅테크 종속을 피해 대환 대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다만,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을 내비친 만큼 은행권의 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 등에 맞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환 대출 플랫폼을 검토해왔지만 가계대출 강화 정책으로 일단은 해산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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