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든 한강변 ‘35층 규제’를 전격 폐지한다. 토지의 주요 용도를 규정하는 ‘용도지역’ 제도 개편과 도시철도 지상 구간의 지하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서울 도심·여의도·강남 등 3도심을 중심으로 기능을 고도화해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의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비대면, 디지털전환, 초개인, 초연결화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고민을 충분히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그동안 일률적으로 적용된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35층 룰이 사라지더라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 동일한 밀도 하에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결정한다.
용도지역제도 전면 손질한다. 용도지역제는 도시 공간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땅의 용도와 건물 높이, 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제도다. 하지만 전국에 동일한 용도와 밀도가 적용되고 있어 주거·업무·상업 등 기능의 구분이 사라지고 복합화되는 도시공간을 창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새로운 용도지역체계인 ‘비욘드 조닝’을 선제적으로 구상해 국토계획법 개정 등 법제화를 추진하고 2025년부터는 서울 전역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주거용도 위주의 일상공간을 전면 개편해 도보 30분 내 ‘자립생활권’으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일상생활공간을 도보 30분 이내 보행권 안에서 일자리, 여가문화, 수변녹지, 상업시설, 대중교통거점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누리는 자립 생활권으로 만들 예정이다.
서울도심을 ‘광화문~시청(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역사문화관광)’, ‘세운지구(남북녹지)’, ‘DDP(복합문화)’ 등 남북 방향 4개축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 상업’ 1개 축으로 조성해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도심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를 위해 획일화된 높이규제를 유연화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용적률을 상향할 방침이다.
지상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고, 자율주행버스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킨다. 현재 상암·강남 등 211㎞ 구간에 설치된 자율주행 인프라를 2026년까지 2차로 이상 모든 도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상용화에 맞춰 노선 확보를 위해 '김포공항~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의 시범 노선을 운영한다. 용산, 삼성, 잠실 등 대규모 개발지구에는 UAM 터미널 설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드론 배송’, ‘자율형 물류로봇 배송’, ‘지하철 활용 배송체계’ 등 공중·지상·지하를 활용한 3차원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한다. UAM 등 미래교통수단과 GTX, 개인이동수단(PM)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인 ‘모빌리티 허브’도 서울 전역에 조성한다.
오 시장은 “공간 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공간은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실행해 서울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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