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윌,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1개월 뒤에도…1위 마케팅 지속

지하철 등 ‘합격자 수 1위’ 광고 여전…특정 연도 1위, 알아보기 쉽지 않아
공정위 “소비자 기만… 과징금 2.8억”…업계 "솜방망이 처벌" 비난 목소리

[정희원 기자] 온라인 교육업체 에듀윌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지 1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특별히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27일 서울 주요 지역 지하철 역사와 열차 내부에는 ‘1위’를 강조하는 광고가 그대로 붙어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서울역에 게재돼 있는 에듀윌 광고

에듀윌은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 버스·지하철 등에 ‘합격자 수 1위’라고 큰 글씨로 표기한 광고를 게재해왔다. 공정위는 이 광고가 ‘기만성’과 ‘소비자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을 갖췄다고 판단, 에듀윌에 과징금 2억86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광고 속 ‘작은 글씨’가 원인이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듀윌은 합격자 수 1위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이는 2016년·2017년 두 연도의 공인중개사 시험에만 한정돼 성립된다. 하지만 에듀윌은 이 근거를 알아보기 쉽게 표기하지 않았다.

 

‘공무원 1위’ 역시 2015년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공무원 교육기관 선호도 및 인지도 설문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작은 글씨로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합격자 수나 업계 순위는 강의나 교재의 우수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라며 “합격자 수 1위, 공무원 1위가 한정된 분야 또는 특정 연도에서만 사실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은폐하였으므로 기만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버스·지하철 등을 이용한 광고는 교통수단 또는 소비자 둘 중 하나가 이동하는 중에 스치면서 접하게 되는 광고로 1위의 근거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만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광고를 접한 소비자는 에듀윌이 모든 분야 및 모든 기간에 합격자 수가 가장 많고, 공무원 시험의 성과가 업계 1위인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합격자 수·합격률·시장 점유율 등은 학원 강의 및 교재 등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인 만큼, 에듀윌의 광고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에듀윌에 과징금 부과와 함께 광고 행위를 즉시 중지하고 향후 유사한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도 함께 내렸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광고는 그대로 이뤄지고 있었다. 27일 4호선 지하철과 서울역 내부에는 에듀윌의 ‘문제의 광고’가 현재 진행형으로 걸려 있다.

지하철 4호선 내에서도 에듀윌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에듀윌이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에듀윌을 포함한 고시넷, 챔프스터디(해커스공무원), 에듀스파(박문각남부고시온라인 外), 미래비젼교육(아모르이그잼) 등 11개 사업자들은 ‘합격률 1위’라는 허위 광고를 한 혐의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1위 마케팅’을 멈추지 않은데다가, 공정위 시정명령 이후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1위 마케팅의 위력이 워낙 강력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에듀윌 측은 공정위 제재에 대해 ‘과도한 조치’라고 반박한 바 있다. 유사한 사건에서 공정위가 이와 같이 과중한 처분을 한 사례는 없었다는 것.

 

에듀윌은 입장문을 내고 사건의 쟁점은 회사의 광고가 허위가 아니라, 광고 내용을 설명하는 ‘제한사항’을 작게 표했다는 점임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한사항 표기 문구에 대해서는 심사 지침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많은 사업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며 “관련 법령상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광고 모두가 명확히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2019년 3월 공정위로부터 일부 광고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 후 이를 다시 보고했다”며 “이후 조치에 대한 추가지적이 없었음에도 과징금까지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 앞으로 필요한 조치 및 추가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에듀윌에 대해 이례적으로 억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관행처럼 운영돼 왔던 경쟁적 ‘1등 마케팅’에 대해 철퇴를 들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2015년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이같은 마케팅이 시행되는 점에 대한 경고라는 것.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자정작용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주의 또는 경고에 그쳤다”며 “하지만 무책임한 광고들이 남발되고 있어 향후 접수되는 부당 광고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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