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들, 올해도 쾌속 순항…"외형 성장 쑥쑥"

제약업계,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매출 2조 클럽 탄생 기대감
유한양행, 하반기 R&D 모멘텀 줄이어…"연구개발 성과 기대”
‘희귀의약품’에 힘주는 GC녹십자…오픈이노베이션 확장
대웅제약, 나보타 수출 증가…1분기 영업익 분기 최고 경신
종근당, 주력 제품·진단키트↑…1분기 매출·영업익 성장
한미약품 1분기 호실적 달성…탄탄한 ‘지속가능 혁신경영’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전통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거두며 올 한해 고공행진을 예고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점차 해소되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국내외 사업 활동이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의약품 부문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매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연매출 1조를 넘어 2조 클럽이 탄생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던 유한양행은 올해에도 역대급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12.3% 증가한 3977억원의 매출(별도기준)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217.8% 증가한 888억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연구개발(R&D) 모멘텀이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기대되는 신약 물질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이다. YH14618은 임상 3상에 대한 환자 첫 투약을 3분기에 앞두고 있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 스파인 바이오파마 등이 도입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성과와 신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투자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GC녹십자는 올해 확연한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 올 1분기에도 GC녹십자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GC녹십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전년보다 7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7% 성장했으며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24억원, 18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도 모든 사업 부문이 순 성장을 기록했다. 혈액제제 사업 매출이 947억원, 처방의약품 958억원, 백신 174억원, 소비자헬스케어 등 기타 부문이 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계열사들도 호실적을 냈다. GC셀은 1분기 매출 838억원, 영업이익 361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에 달하는 수준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 호조로 매출 439억원을 기록하며 93.4%의 성장세를 보였다. GC녹십자웰빙도 주사제 및 건기식 사업 호조로 두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GC녹십자는 올해도 적극적인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희귀의약품 사업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지속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의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722억원, 영업이익은 2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2.6%, 32.6% 상승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사상 최대 연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고 영업이익(별도기준)을 또다시 경신했다.

 

고수익성 제품 위주의 전문의약품(ETC) 매출 성장과 나보타의 수출 증가가 수익성, 영업이익 및 매출총이익률 개선을 주도했다. ETC 부문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97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매출액은 전년 대비 98% 급증한 30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은 79억원에서 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크게 늘었다.

 

대웅제약은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올해 초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2025 비전’ 달성과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 회사의 혁신 동력 결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종근당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종근당의 올 1분기 매출액은 3380억원으로 전년 보다 8.8% 늘었다.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당기순이익은 172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특히 직전 분기였던 2021년 4분기 3개 이상의 의약품 임상 시험과 마케팅 행사가 몰리며 급격히 투입 비용이 늘어 악화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0건의 임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신제품 모두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기저 효과로 영업이익도 성장세에 돌입했다”며 “꾸준히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올해 과감한 R&D 투자로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종근당은 매년 매출의 12% 내외를 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1분기 매출은 3211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8%, 29.4% 늘었다. 회사 측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등 개량·복합신약들이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올 1분기 원외처방은 전년 대비 11.8% 성장한 1943억원을 기록(UBIST 기준)하며 국내 1위를 유지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327억원을,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패밀리’는 5.8% 성장한 319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하며 1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올 하반기부터는 R&D 파이프라인들의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R&D 파이프라인 성과가 가시화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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