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물가 충격에 FOMC에 쏠리는 눈…증시·환율 ‘출렁’

제롬파월 연준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의 물가상승 압박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각에선 1%p 인상까지 예상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 및 환율 변동성도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CPI)가 12개월 누적치로 8.3%를 기록, 전월인 8.5%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8.0%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를 웃도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8월 한 달 동안 휘발유 가격은 10.6%나 하락했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예상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달(5.9%)보다 높은 6.3%로 나타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심각한 상황인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달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 CPI 쇼크 이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FOMC에서 0.75%p 금리 인상 확률은 100%로 높아졌고 전일까지 0%였던 1%p 금리 인상 확률도 22%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이 11월 FOMC에서도 금리를 0.75%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1%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1%p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전까지 전혀 없었으나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0.5%p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없어지고 1%p 금리인상 가능성이 32%, 0.75%p 가능성이 68%로 각각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인캐피탈의 스콧 부흐타 채권전략 헤드는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 빨리 실행해 끝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9월 금리 인상폭은 0.75%p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로 연준은 1%p를 인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고물가 공포에 코스피지수는 2% 넘게 급락해 24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390선을 돌파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특히 환율은 1400원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여파 등으로 원유, 가스 등 에너지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대외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 강화, 국내외 국채 금리 급등, 엔화 가치 하락,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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