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투자 도왔나”…LH, 지난해 직원 주택구입대출 7배 이상↑

LH 진주 본사 모습. LH 제공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지난해와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이 자금들이 LH 직원들의 ‘영끌 투자’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H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택구입자금 약 292억원과 생활안정자금 대출 약 1550억원 등 총 1842억원 가량을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2017년 4억8000만원(10건), 2018년 5억5000만원(11건), 2019년 9억5000만원(19건) 정도에 그쳤지만, 2020년에 16억1000만원(33건)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38억3000만원(171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기록한 주택구입자금 대출금액은 전년도인 2020년 대비 건수로는 4배, 금액으로는 7.5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역시 2017년 96억1000만원(382건)에서 2021년 604억2000만원(1829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020년(757건 198억8천만원)과 비교해도 건수로는 1.4배, 금액으로는 2배 가량 늘었다.

 

반면 전월세보증금 인상 등에 활용되는 주택임차자금 대출은 2017년 188억5000만원(315건)에서 2021년에는 135억8000만원(172건)으로 감소했다.

 

허종식 의원은 “두 대출 모두 2021년까지 2.4%의 고정금리로 제공(올해 9월 현재 2.9% 변동금리)됐기 때문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보다 낮아 부담이 적다”며 “뿐만 아니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도 잡히지 않기에 일반 국민에 비해 주택구매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이어 “국민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데 LH 직원들은 DSR에도 잡히지 않는 국민 혈세를 사용하며 특혜를 받아온 것이다”며 “LH가 투기 등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국민 눈높이의 맞게 사내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H 측은 지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요건이 까다로웠기에 ‘영끌 투자’를 위해 악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1년 이상 무주택, 재직 중 1번만 받을 수 있는 등 제도적인 제한 요소가 있다. 그렇기에 다주택 구입을 위한 투기요소로 악용될 가능성은 낮다”며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사업장이 직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각종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근로복지법 취지에 맞춰 다소 낮은 금리로 운영돼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구입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대출 모두 기금 재원으로 운용돼 왔다”며 ”현재는 기금 재원 고갈로 두 제도 모두 잠정 중단한 상태다. 기금 출연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대출 제도 재개 여부는 현재로서는 미정이다”고 부연했다.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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