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금융키맨] 토스 이광현 FDS팀 PO “사기패턴 파헤쳐 금융소비자 보호 최선”

"부정거래 탐지 통한 피해 방지에 보람 느껴"
토스 '안심보상제'·'가족보안알리미' 등 소비자 피해 최소화 온 힘

이광현 토스 FDS팀 프로덕트 오너(PO)가 자사 이상거래방지시스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토스 제공

 

“많은 유저(사용자)들의 안전한 금융거래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제 업무의 매력이자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를 더욱 고도화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조직이 더 이상 활개치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8일 역삼동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본사에서 만난 이광현 토스 FDS팀 프로덕트 오너(PO)는 이상거래를 탐지해 금융소비자들의 보다 안전한 금융생활을 돕는다. 전통적인 자녀사칭 보이스피싱에서부터 중고거래사기 등 나날이 변화하는 금융사기 수법을 신속하게 분석해 이를 즉각 FDS에 반영한다.

 

 이 PO는 대학 시절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플랜트에서 현장 근무를 했다. 그러다 좀 더 가치 있는 직업을 고민하다가 미아방지 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2월부터는 토스에 합류해 FDS팀에 몸담고 있다. 그는 급변하는 사기 패턴에 대응한 FDS를 구축해 소비자의 금융사기를 막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저희 팀이 부정거래를 잘 발견해 범죄조직이 더 이상 해당 계좌를 쓰지 못하게 될 때 보람과 희열을 느낍니다. 사기꾼들한테서 동기부여를 받는다고나 할까요. 하하.”

 

 지난 2020년 공식 출범한 토스 FDS팀은 개발자 7명과 모니터링요원(‘모니터링에이전트’) 15명으로 구성됐다. 앱 서비스임에도 디자이너나 앱 개발자는 없다. 금융사기 유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빨리, 좀 더 유용하고 적합한 룰(rule)을 담아 피해를 막는 게 핵심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PO는 “FDS처럼 패턴을 분석하는 시스템은 머신러닝에 최적화 돼있고 토스 내에 이미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별도의 조직이 있기 때문에, 토스 FDS팀은 개발자 7명으로도 사기 분석 및 대응, 정책설정 등 측면에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의 FDS도 여타 금융회사처럼 이상금융거래의 패턴을 탐지하는 룰베이스로 진행된다. 때문에 토스 FDS팀은 금융사기 패턴을 얼마나 더 잘 잡아내느냐, 패턴을 잡기 위한 룰을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 룰이 놓친 걸 머신러닝이 어떻게 잘 보완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업무에 임한다.

 

 이 PO는 “금융범죄조직은 범죄에 이용할 가맹점 또는 범죄 수법을 꾸준히 바꿔가는데, FDS팀은 이에 맞춰 룰을 바꿔가며 재빨리 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모든 의심패턴을 금융사기일지 모른다고 탐지해선 안 된다. 때문에 소비자 만족을 고려한 룰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정상 거래에 대해서도 토스 팀에서 “이상거래”라고 탐지해 유저에게 알린다면 이는 유저 입장에선 불편을 느낄 수도 있어서다.

 

 토스가 선보인 ‘안심보상제’와 ‘가족보안알리미’는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서비스로 주목받는다. 안심보상제는 토스 유저들이 금융사기나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을 때 각각 1회당 5000만원, 50만원을 보상하는 제도다. 일종의 선보상(先補償) 개념으로, 피해자들의 두려움과 공포감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안심보상제는 허위신고 방지를 위해 피해자가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해야만 피해액을 보상해주는데, 이는 피해자들이 토스나 경찰에 더 적극적인 협조를 유도해 여타 금융소비자의 추가 피해를 막는 기능도 한다.

 

 지난달 출시된 가족보안알리미는 금융사기 범죄 대응력을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다.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여전히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게 자녀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인데, 가족보안알리미는 금융사기 발생 시 유저가 설정한 가족 간 알림이 공유돼 추가 피해 예방은 물론, 피해자가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개발 과정도 흥미롭다. 지난해 11월말 서비스 개발 계획을 수립한 지 1주만에 대(對)고객 설문을 통해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했고, 지난달 초 본격 서비스 개발에 나서 2주만에 프로젝트를 끝냈다. 이 PO는 “FDS는 원래 잘 운영되고 있었으니 이를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팀과 협업해 새 서비스를 개발해보자는 취지에서 가족보안알리미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광현 토스 FDS팀 PO.

 이 PO는 FDS 고도화를 위해선 발생 사건을 재빨리 공유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융범죄의 일정한 패턴을 발견해 내면 그 만큼 대응 가능성이 높아지고 추가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FDS팀이 최근 일어나는 사기 패턴을 집요하게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PO는 “금융범죄조직은 수 백 개의 계좌를 활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토스도 그들이 이용하는 창구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 “토스 FDS팀이 선제적으로 이상거래를 막으면 그만큼 금융권 내 금융사기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FDS 고도화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토스 사내 게시물. 사진=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