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성 취약한 방광질환… 모녀 함께 건강상식 익혀요”

◆이대서울병원 소변건강캠프
비뇨의학과, 소변건강연구소 주최
해부학적 특성·스트레스 등 원인
노화로 약해진 골반저근도 영향
코어근육 강화로 예방·개선 가능

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장(사진 왼쪽)과 심봉석 소변건강연구소장이 제1회 소변건강캠프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방광염에 한번 걸리면 정말 답답합니다. 소변을 볼 때 아프고, 나와도 시원하지 않고 찝찝하거나, 심하면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소변이 흘러나와 기저귀를 착용해야 해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죠.

 

방광 건강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님들의 직장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비뇨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됐길 바랍니다.”

 

20대 젊은 직원부터 70대 장년층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24명, 12팀의 모녀가 이대서울병원 대강당에 모였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와 소변건강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첫 번째 ‘소변건강캠프’가 열린 날이었다. 이날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 이은화 간호부원장 등도 참석해 병원을 찾은 모녀들을 환영했다.

 

캠프는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강의와 체험, 식사 등으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우선 국내 1호 여성 비뇨의학과 전문의인 윤하나 교수의 ‘여성 비뇨기질환’ 강의가 진행됐다. 방광염·요실금 등 자꾸 심해지는 비뇨기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모색했다.

 

특히 여성에서 흔한 ‘재발성 방광염’을 주로 다뤘다. 방광염은 방광 점막에 생기는 염증을 의미한다. 장년층에 이르면 방광염이 더 자주 발생하고, 증상도 심해진다. 병원 측이 50대 이상 어머님을 대상으로 캠프를 시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방광염은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비뇨기질환으로 꼽힌다. 해부학적 특성, 세균 감염 및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소변이 자주 마렵고 탁하며 소변을 볼 때 아프고 찝찝한 느낌이 든다.

 

이어 전립선 및 배뇨장애분야 명의인 심봉석 비뇨의학과 교수(소변건강연구소장)가 인문학적 요소를 담아 ‘화장실의 역사’ ‘화장실 에티켓’ 등 흥미로운 교양 강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캠프에 참가한 12쌍의 모녀가 이대서울병원을 투어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강의가 진행된 이후에는 이대서울병원 투어시간이 마련됐다. 홍연주 이대서울병원 사회공헌부 파트장이 열 두 모녀를 이끌고 병원의 역사와 곳곳의 핵심 장소를 소개했다. 보구녀관 등을 시작으로 이화의료원의 역사를 함께 살펴봤다.

홍연주 이대서울병원 사회공헌부 파트장이 이화의료원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투어를 마친 뒤 본격적인 소변캠프 활동이 이어졌다. 이번 캠프의 특징은 이론 중심의 강의를 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

 

우선,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두 팀으로 나눠 배뇨전문간호사와 증상 자가진단 설문에 나섰다. 이를 토대로 소변건강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의료진과 직접 상담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 치료에 활용되는 자기장치료 및 바이오피드백 등 물리치료를 체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장은 “평소 운동할 때 맨몸 운동으로도 좋지만, 머신이나 EMS기기 등을 활용하면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비뇨기 치료 시에도 전기 자극 치료들이나 자기장 치료와 같은 다른 보조적인 물리 치료 요법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비뇨의학과가 중시하는 것은 치료와 함께 이어지는 ‘생활 속 예방수칙’. 이와 관련 생활 속에서 방광 건강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운동 클래스도 넣어 전문가가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루나 루나짐 대표가 캠프에 참가한 모녀들을 대상으로 코어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윤 과장에 따르면 여성에서 방광염이 잘 생기도록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골반저근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는 방광 뒤 자궁, 직장 등까지 받쳐주는 마룻바닥 형태의 얇은 근육을 말한다.

 

노화, 생활습관 문제 등으로 근육이 약해지면 받치는 힘도 자연스레 줄어 방광·자궁·직장 등이 뒤로 빠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소변보는 게 불편해질뿐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운동 클래스는 박루나 루나짐 대표가 이끌었다. 그는 “코어근육이 튼튼해야 방광 등을 받치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이를 돕는 필라테스·요가 동작을 소개했다. 엎드려 복부는 땅에 밀착시킨 채 양 팔다리를 들어 버티는 ‘슈퍼맨 자세’, 허리를 아래로 떨구고 머리와 엉덩이를 세워 스트레칭 해주는 ‘고양이자세’, 엎드린 상태에서 꼬리뼈만 들어 올리는 자세, 플랭크와 유사한 ‘테이블자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윤하나 교수는 “캠프 프로그램에 운동을 넣은 것은 흔히 방광염이 생기면 약부터 찾는데, 약물의 치료효과를 효과 높이고 부작용 줄이는 데 운동이 효과적인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방광을 직접 튼튼하게 한다기보다, 어렵지 않게 이를 받치는 근육의 힘을 길러줌으로써 방광염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목표다. 케겔운동도 여기에 속한다”고 소개했다.

캠프 참가자들이 도시락을 받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하이라이트는 비뇨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강식으로 구성된 건강한 저녁식사였다. 이대서울병원 영양 팀에서 방광 등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해 맛있는 한끼를 차려냈다. 참석자들은 함께 식사하면서 캠프 참여소감을 나눴다. 이후 수료식과 단체 사진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및 소변건강연구소 관계자들이 제1회 소변건강캠프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하나 과장은 “이번 캠프는 소변건강연구소에서 환자나 일반인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획하게 됐다”며 “딸들은 우리 엄마가 어떤 상황인지 미리 알 수 있고, 엄마들도 이 기회에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학 졸업 이후 부모님을 직장에 모실 일이 없지 않나. 건강상식 전달뿐 아니라 이번 기회에 ‘여기가 우리 딸이 다니는 직장이구나’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심봉석 교수는 “소변과 관련된 비뇨의학분야는 아직도 대중에게 쑥스럽고 낯설게 느껴져 더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캠프는 모녀가 방광 등의 건강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적극 관리할 수 있는 시간으로 결실을 맺어 더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연구소는 앞으로 단순 이론 중심의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대중이 직접 참여하고 의료진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해 국민 비뇨기건강, 나아가 국내 비뇨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가 알려주는 방광건강 관리법

-소변은 하루 4~6회, 화장실은 2∼3시간에 한번씩

-3시간 이상 참지 말고, 2시간 이하 자주 보지 않기 

-권장 수분 섭취량은 1일 1.2~1.8ℓ 내외

-커피 등 카페인 많은 식품 섭취량 제한하기

-잠들기 3~4시간 전부터 수분섭취 제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컵 마시기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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