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이색·비인기 스포츠 마케팅 '활발'

게티이미지뱅크

 

 골프, 배구, 농구 등 인기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후원해오던 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이색·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을 시작하면서 스포츠 마케팅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포츠를 활용해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22일 저축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최초로 e스포츠 팀의 네이밍 스폰서로 나선다. 지난 17일 OK저축은행은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팀의 브리온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브리온’으로 운영되던 팀은 향후 3년간 ‘OK저축은행 브리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팀 유니폼과 경기장 등에 OK저축은행 브랜드 로고가 노출될 예정이다.

 

 롤(LoL)은 1억8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지난해 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은 515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돼 전통 스포츠를 넘어선 ‘MZ세대 월드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향후 MZ세대 트랜드를 반영한 상품을 기획하고 자체 캐릭터인 ‘읏맨’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쳐 MZ세대를 포함한 폭 넓은 롤 팬들에게 OK저축은행 브랜드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지난 3월 프로배구단에 이어 두 번째 스포츠 구단인 ‘OK금융 읏맨 럭비단’을 공식 창단했다. 읏맨 럭비단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을 구단주로 하고 일과 업무를 병행하는 선진국형 클럽 형태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배구, 골프, 농구, 하키, 유도, 농아인야구 등 스포츠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골프와 배구, 야구를 비롯해 PBA 프로당구팀 ‘웰뱅피닉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창단한 웰뱅피닉스는 지난해 PBA 팀리그 정규리그에서 3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남자부는 PBA 최다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세계 4대 천왕 프레드릭 쿠드롱과 올 시즌 첫 우승을 기록하고 상금순위 4위에 올라있는 비롤 위마즈가 팀을 이끌고 있다. 여자부는 최연소 챔피언 출신 당구천재 김예은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 

 

장은석 웰컴저축은행 스포츠마케팅 팀장은 “당구는 유지 운영 비용에만 백억원 이상 투입해야 하는 메이저 프로 스포츠보다 기업 브랜드 인지도 및 홍보 측면에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신개념 스포츠 랭킹 시스템 ‘웰뱅톱랭킹’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 후원 활동은 아니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수를 평가하는 성격의 평가 제도 시스템이다. 웰뱅톱랭킹은 선수와 팀 별 플레이를 데이터로 분석해 순위를 매기며 2017년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2002년 당구와 프로배구 종목에 도입됐다.

 

 여자프로배구단 AI페퍼스 배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 ‘전국장애인양궁대회 겸 2024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년 장애인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양궁 보급과 진흥에 힘을 싣기 위해 장애인 양궁단을 창단했다.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총 4차로 4·5·6·9월에 열리는 경기의 종합 순위에 따라 국가대표 후보를 선정하며, 최종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 인원을 확정한 후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MZ세대를 비롯해 대중들에게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종목에 대한 후원을 확대하며 기업을 알리고, 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있다”라며 “저축은행의 경우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하고, 각 저축은행의 이름을 홍보하는데 스포츠 후원이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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