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기나긴 불황 타개의 돌파구를 ‘상생 경영‘에서 찾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20위 이내의 대형 건설사들은 추석 명절이 시작되기 전 앞다퉈 동반성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측정하는 ‘동반성장지수’ 부문에서 거둔 우수한 성과를 공개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촉진을 목적으로 2011년 도입됐으며, 대기업의 상생협력 노력과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하여 계량화한 지표다. 해당 지표는 동반위 동반성장종합평가와 공정위 협약이행평가 결과를 합산해 동반위에서 5개 등급(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미흡)으로 분류해 매년 1회 정기적으로 공표한다. 최우수 등급으로 선정된 기업에게는 공정위 직권조사 및 중기부 수위탁거래 정기 실태조사 면제, 공공입찰 사전심사 가점 등 정부차원의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지난 26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난 26일 대규모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과 민간건설사 대상 금융지원책을 마련한 만큼,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고 전 국민 관심사로 떠오른 ‘안전’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반위로부터 2022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우수‘ 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2023년 시공능력평가 순) 등이었다. ‘우수’ 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DL건설과 동부건설 등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평가에서 공정거래, 상생협력 지원, 협력회사 체감도 등 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최우수 명예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2020년부터 국내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협력사에게 공사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업계 최대 규모인 1660억원 상당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운영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 2008년부터 우수 기술 보유 협력사를 발굴하는 ‘현대건설 기술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이달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현대건설 기술엑스포 2023’을 개최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적극적인 상생 ESG 경영 활동을 통해 협력사가 실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022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6년 연속 최우수 등급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정거래 준수’와 ‘동반성장 지원’을 두 축으로 다양한 동반성장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정거래 준수를 위해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 및 협력사 임직원에 윤리실천서약서 작성을 독려해 준법 문화 확립에 힘쓰고 있다.
또 협력사의 재정 안정을 위해 시중은행과 1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미래에 발생할 공사채권을 담보로 하는 사전 대출도 지원하는 등 협력사에 금융과 자금, 기술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공정한 하도급 거래 문화 확립에 주력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DL이앤씨는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배포하는 표준하도급계약서를 100% 적용 중이다. 또한 건설업계 최초로 ‘선 계약 - 후 보증’ 방식으로 계약 프로세스를 변경해 서면 교부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에 대한 재무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무상으로 자급을 대여해주는 동반성장 직접자금 500억원 및 상생펀드 5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협력회사를 지원 중이다.
DL이앤씨는 올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상위 등급인 ‘최우수’ 평가를 받는 등 동반성장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성장이 곧 DL이앤씨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도 2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우수 등급 획득에 성공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부터 자체적으로 동반성장 5대 브랜드(공정, 공존, 공감, 공유, 공생)를 도입하여 중소협력사를 위한 실질적인 동반성장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부터 건설사 최초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협력사 적정이윤 보장을 위해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ESG 경영 확산 및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 신용평가사와 공동으로 공사 협력사에 적합한 ESG 평가모형을 개발해 건설업 표준으로 확산하는데 기여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비지니스파트너인 협력사와 동반성장하면서 공간을 향한 도전으로 세상에 가치를 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16년부터 7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다양한 상생협력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통해 비즈파트너 대상 ESG 경영지원, 환경·에너지 분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과의 혁신기술 공동개발·사업화 지원 등 동반성장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달 5일에는 환경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환경분야 대표 공공기관인 한국환경공단과 중장기적 협력 강화 방침도 밝혔다.
김진환 SK에코플랜트 SCM담당임원은 “비즈파트너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실천해 대·중소기업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공정거래 문화 정착’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동반성장활동을 펼치며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협력사들과 공정거래 협약을 맺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4대 실천사항을 2007년에 도입해 사규에 반영했다. 또 협력사와 소통강화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우수협력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현장간담회와 공종별 간담회 등을 통해 협력사 실무자의 고충을 처리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경기 응원을 통해 ㈜한화 건설부문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이 함께 어우러지고 한화 교향악축제 관람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한다.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김승모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협력사 분들과 ‘함께 멀리’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