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가라…‘초현실’ 마케팅이 뜬다

‘숏폼(Short-form)’과 온라인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 이색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끊임없이 선보인다. 최근에는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를 활용한 옥외광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실제로 볼 수는 없지만,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실감 나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활용한 브랜드 광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형태의 새로운 옥외광고는 'FOOH(Faux Out Of Home, 가짜 옥외광고)'라고 불린다. 디지털이 보편화된 시대에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 오비맥주 한맥, ‘환상거품’의 극강의 부드러움 강조한 옥외광고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 국내에서도 가짜 옥외광고를 시도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브랜드가 있다. 오비맥주 한맥은 지난 1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속보] 한강에 초대형 거품 오리 출몰’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흥미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한맥의 부드러운 거품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오리가 한맥 캔을 등에 업고 석촌호수 위를 둥둥 떠다닌다. 거품 오리는 손쉽게 대교를 지나가기도 한다.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환상적인 거품 오리는 그래픽 기술로 제작한 가상 영상이다.

 

한맥은 ‘한맥 환상거품이 살아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옥외광고로 보이는 영상도 선보였다. 물론 해당 광고도 진짜가 아니라 가짜 옥외광고다. 시원하게 채워지는 맥주잔 위로 거품이 넘쳐흐르는 것을 3D 동영상으로 제작해 한맥의 부드러운 ‘환상거품’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마치 실제 광고판에 부드러운 거품이 넘쳐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한맥 브랜드 매니저는 “맥주의 환상적인 첫모금의 맛을 끝까지 가게 하는 한맥의 ‘환상거품’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색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한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비맥주 한맥은 전국 주요 도시 4곳에서 소비자들이 한맥만의 부드러운 거품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 매장인 ‘스무스 하우스(Smooth House)’를 운영 중이다. 또 11월부터는 코엑스 메가박스를 시작으로 ‘환상거품’ 테마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12월까지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계획이다.

 

◆ 선풍적인 인기를 끈 디지털 아티스트 이안 패드햄의 작품들

 

‘가짜 옥외광고’라는 새로운 마케팅 용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 아티스트이자 프로덕션 회사 오리지풀(Origiful)의 설립자인 이안 패드햄(Ian Padgham)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주목받았던 그의 첫 작품은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지방의 특색을 살린 영상이다. 레드와인 병 모양의 기차가 시내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나아간다. 이 영상은 숏폼을 즐겨보는 소비자들 사이에 단숨에 퍼지며 관심을 모았다.

지난 7월에는 마스카라 제품으로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의 참신한 광고 캠페인을 공개해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뉴욕 지하철과 런던의 2층 버스에 대형 속눈썹을 달고, 건물 벽면에 대형 마스카라를 설치한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를 완성했다. 지하철과 버스가 지나가면서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해당 캠페인은 틱톡(TikT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에 공개된 지 단 며칠 만에 4640만 뷰와 20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선풍적인 관심을 받았다.

명품 브랜드 자크뮈스(Jacquemus)와 함께한 가짜 옥외광고(FOOH) 캠페인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형형색색의 거대한 핸드백이 트램으로 둔갑해 실제 시내를 가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 외에도 아이스크림 트럭의 겉면을 핸드백으로 뒤덮어 해변을 달리고, 자크뮈스의 대표 제품인 발레리나 슈즈를 보트로 형상화해 바다 위를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연출한 콘텐츠 등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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