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사회] 파산했는데 또 파산신청… 고령층 재파산자 늘어

진선미 의원실 제공

 

 과거에 파산을 신청했지만 또다시 파산을 신청하는 재파산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령층의 신청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일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노년층은 파산 이후 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진선미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개인파산 사건에서 파산관재인의 보고서가 작성된 건은 1만6125건으로 이중 개인회생을 신청했던 채무자는 1607명, 개인회생 면책 결정까지 받았던 채무자는 200명으로 나타났다. 

 

 개인파산 신청자 중 4.6%가 이미 개인파산으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면제받은 적 있으며, 1.2%는 개인회생 면책 결정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인파산 면책 확정 이후 개인파산을 다시 신청하려면 7년이 지나야 한다. 

 

 도산절차를 경험한 채무자가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건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개인파산 면책 결정까지 받았던 채무자가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건수는 2019년 595건, 2020년 770건, 2021년 998건, 2022년 1021건으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740건 신청돼 벌써 작년 한 해 동안 신청된 건수의 72%를 넘어섰다.

 

 개인회생 면책 결정까지 받았던 채무자가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건수 또한 2019년 91건, 2020년 127건, 2022년 219건으로 늘었고, 올해 6월에는 200건이 신청됐다. 

 

 재파산자의 다수는 60대 이상인 고연령대에 분포돼있다. 올해 개인파산 면책 결정을 받았지만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한 채무자 중 60대 이상 연령층이 49.9%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50대는 35.5%였다. 또한 개인회생 면책 결정 경험 있는 개인파산 신청 채무자 중 60대 이상 연령층은 34%였고, 50대 연령층은 44%에 육박했다. 

 

 진선미 의원은 “파산자의 재파산은 채무자가 파산 이후에도 재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재파산자 중 대다수는 고령인 것을 고려하면 회생 기회라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고르게 충족되지 않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파산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고 파산자의 의무 이행을 철저히 하는 한편 국민의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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