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파동에…떨고 있는 ‘데시앙’ 계약자들

-데시앙 입주예정자 1만9869가구… 자구책 잡음에 적극적 대응 시사
-태영 "분양보증 효력엔 문제 없어"… 입주 지연 등 피해 우려는 여전

7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저희 입주할 수 있는 건가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에 분양 계약자는 안절부절이다. 금융당국이 태영 오너 일가에 대해 날선 태도를 나타내면서 워크아웃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고 태영건설의 분양 주택 계약자들은 집단 대응 움직임을 보이는 등 크게 동요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와 레저 및 골프장 부문 블루원 매각 등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금융감독원은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이 없는 “남의 뼈를 깎는 자구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불똥은 입주예정자들에게 튀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분양 후 공사 중인 아파트(데시앙)는 전국 22곳, 가구수는 1만9869가구에 이른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불안감을 표출하며 움직이고 있다. 정보 교류 및 집단 대응을 위한 소통 창구를 황급히 개설했다. 현재 공정률 16% 수준으로 진행된 강원도 고성 ‘아야진 라메르 데시앙’ 아파트 계약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위임장을 받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구성 전인 만큼 대표성을 취득한 뒤 시공사와 직접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소셜미디어 채팅방에는 “태영건설 괜찮은 건가”, “입주 예정 기간에 입주가 가능할지, 입주 후에 하자 보수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염려스럽다”는 등의 우려 가득한 글이 빗발치고 있다.

 

또 경기도 다산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단지 역시 입주예정자 협의회 구성을 위해 오픈채팅방 등을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태영건설은 수분양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안내문’을 내고 “공사, 입주, A/S 전 과정에 걸쳐 최선을 다해 차질 없는 사업진행과 공사수행으로 불편 없이 입주를 진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현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아 워크아웃이 진행돼도 시공과 입주뿐 아니라 분양보증 효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에 가입돼있어 공사에는 큰 차질이 없고 계약자들이 원할 때는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태영건설 22개 사업장 중 14곳은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어 문제 발생시 보증으로 수분양자들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나머지 8곳도 태영건설이 계속 시공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사업은 진행 가능하다.

 

다만 사업장에 따라 공사기간 연장과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사업장이 일사천리로 공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입주예정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 과천시는 지난 4일 지식정보타운의 리오포레데시앙 입주예정자들과 태영건설, LH 관계자가 참석한 간담회를 가졌다. 감계 데시앙 등이 있는 경남 창원시는 지난 5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사업장별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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