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여파에 이차전지업계 타격…향후 전망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 SDI 생산법인을 찾아 1공장 현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이은 악재로 인해 국내 이차전지업계의 업황 타격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심화 등으로 각 기업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1573억원)이 지난해 동기보다 75.2%나 급감했다. 매출 역시 6조1287억원으로 29.9% 줄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액인 1889억원을 제외하면 분기 영업손실은 316억원이다. 삼성SDI의 부진도 확실시된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동기보다 39.3% 감소한 2278억원으로 예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수출액을 8.3% 증가한 1637억 달러(220조291억원)로 집계했다.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덕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달 35.7% 증가해 116억7000만 달러(15조6879억원)를 달성,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차전지는 23% 감소해 극심한 대비를 보였다.

 

부진의 주원인은 글로벌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부진과 직결된다. 테슬라는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중 차량 38만6810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8.5% 줄어든 수치며 업계 전망치인 45만7000대도 밑돌았다.

 

테슬라의 분기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다. 1분기 생산량의 경우 43만33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12.5% 감소했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보다 늦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폐기’ 관련 서명을 할 것이라는 공약이 나오면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낙관론도 있다. 그동안은 핵심광물인 리튬 가격이 지난해 4분기 76%나 하락해 수익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극재 가격은 리튬 가격에 연동돼 정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부터 핵심광물 가격이 반등세를 나타낸 만큼 재고 조정이 상반기 내 대다수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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