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츠 고성능 자신감이 다영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벤츠코리아는 용인스피드웨이에서 ‘AMG 미디어데이’를 열고 AMG 엔진을 단 주력 차종을 선보이며 시승 기회를 마련했다. AMG는 벤츠의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붙이는 배지로 과거 튜닝회사로 시작해 현재는 벤츠와 개발 단계부터 함께 하는 일원으로 성장했다. 즉, 일반 벤츠 차량도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데 AMG까지 붙였다면 차의 추종의 불허하는 엔진이 달린 셈이다. 특히 한국은 AMG 마니아가 두터운 편이다. 전 세계에서 지난해 총 6690대의 AMG 차량이 판매돼 전체 5위를 차지했다.
벤츠 코리아 제품 총괄 담당인 킬리안 텔렌 부사장은 이날 직접 서킷에서 AMG 차량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GLC 43, GLB 35, A35 모두 일상 주행과 다이내믹 퍼포먼스 모두 놓치기 싫은 고객에게 최상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이 차들은 고성능 차량의 본고장인 독일 아팔터바흐의 정신을 이어받아 최상의 품질과 성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기술자 한명이 엔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만드는 ‘원맨, 원엔진’ 정신이 깃든 AMG GLC 43는 단연 발군이다. 해당 차종은 G라인으로 네이밍되는 벤츠 SUV 혈통의 준중형급 체급으로 GLA보다 크고 GLE보다는 작은 도심형 다목적 SUV다. 따라서 용도는 무제한이다. 출퇴근은 물론, 통학용, 캠핑용에 이어 AMG 엔진을 품은 만큼 시원한 속도감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이전 세대보다 전장과 휠베이스를 각각 80㎜, 15㎜ 키웠지만 최대 2.5°의 후륜 조향각을 지원해 회전각이 좁은 구역에서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유턴 시 세칸짜리 도로에서도 후진했다가 재출발하는 덩치 큰 차량과는 비교 불가다.

이어 ‘주 종목’인 직선 및 코너구간에 들어섰다. 드라이빙 방식을 컴포트 모드로 설정했음에도 우렁찬 야수본능은 숨길 수 없었다. AMG 2.0 리터 4기통 엔진(M139)을 얹어 최고 출력 421마력과 최대 토크 51kgf·m의 성능을 도로 위에서 풀어냈다. 직선 구간에서는 단숨에 100㎞에 도달했고 코너링에서도 덩치에 비해 기민한 움직임으로 드라이버 및 동승자에게 안정감을 선사했다. 물론 SUV인 만큼 이날 함께 시승했던 AMG A35보다는 쫀득하게 지면에 붙는 느낌은 덜 했고 무게 중심 역시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일반주행에서는 부드러운 주행 질감으로 야누스적인 매력을 뽐낸다. 48V 전기 시스템이 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내연기관 엔진에 최대 14ps(10 kW)의 추가적인 전기 모터 출력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앞차와의 간격 유지, 제동 및 출발 기능이 담긴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적용돼 장거리 운전 및 정체구간 진입 시 드라이브 스트레스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부메스터 스피커가 장착돼 포효하는 엔진음외에도 음악을 통한 감성까지 충족시킬 수 있다.
가격은 7790만원부터 시작하는 GLC 일반모델보다 2170만원 비싼 9960만원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