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시장 다시 보기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2023년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중국 시장의 어두운 분위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올 상반기에는 중국 본토 및 홍콩 주식 시장의 회복 반등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투자자들에게 실망과 절망을 안겨줬던 중국 주식이 회복하면서 중국 신규 투자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올해 들어 중국의 실물지표가 개선되고 1분기 성장률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정부의 정책 지원 강화 속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대외 수요 증가로 생산과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1분기 경제 성장률도 시장 예상치(4.8%)를 크게 상회한 5.3%를 기록했는데, 특히 하이테크 제조업의 산업 생산이 경기 회복세를 주도했다.

 

 3월에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51.1)를 기록했으며, 국가 통계국 PMI도 50.8를 나타내는 등 생산 및 수요 확대에 힘입어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당초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5% 내외의 성장률 목표치의 경우 대내외 위험 요인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높게 설정됐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중국 경제가 저점 통과 후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정책 당국의 규제 완화 및 지원 강화에도 불구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개별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고용 및 소득 불안에 따른 소비 심리 부진으로 저물가 현상이 심화되는 등 여전히 소비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하며, 디플레이션 장기화 시 기업들의 수익 감소 우려에 따른 신규 투자 및 생산 축소로 내수 부진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특히 중국의 사회주의 정책 노선 및 안보 강화 기조가 점점 더 부각되는 가운데 정책 일관성 결여 등으로 외국 기업들이 투자도 위축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 및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신뢰도가 지속 하락하면서 본토 및 홍콩을 포함한 역외 시장에서의 자본 시장 조달액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부문을 대체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첨단 제조업 육성을 강화하고 있으나,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가 강화될수록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중국 견제도 확대돼 최근에는 첨단 반도체뿐 아니라 범용 반도체 수출도 규제하는 등 미국의 고강도 기술 제재로 난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4월10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으로 부채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무디스 또한 신용등급을 강등했는데, 정부의 부동산발 리스크 확산 방지를 위한 재정 지출의 확대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부문의 점진적인 회복과 정책 지원의 강화 등을 이유로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제시하는 반면 다양한 불안 요인들로 경계하는 입장도 공존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내외 체질 개선을 위한 성장 전략 전환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경기 부양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과 불안한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도 중국 투자를 시작하는 시기로, 지금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거의 없고, 그렇다 보니 작은 긍정적 변화에도 시장이 우상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중 관계 향방과 부동산 경기 부진의 심화 가능성, 지방정부의 부채 위험 등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하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일부 분할해 담아보길 추천한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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