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 ‘역대 최저’…법인세 중간예납이 세수 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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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이 40%에도 못 미치면서 관련 집계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법인세 수입이 8월 중간예납을 기점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법인세 진도율은 39.5%다. 한해 걷힐 것으로 예상한 법인세 수입 77조7000억원의 40%가량인 30조7000억원을 상반기에 걷었다는 의미다. 세수진도율은 정부가 1년간 걷어야 할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은 세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로, 전년도 같은 시기의 세수진도율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그해의 세수 동향을 판단한다.

 

 통상 법인세는 전년 실적을 토대로 내는 3∼5월에 60%가량 걷히고, 하반기 수입은 약 40%를 차지한다. 올해 법인세 수입이 통상적인 기준보다 20%포인트 부족한 셈이다. 이런 법인세 진도율은 기재부 재정동향과 열린재정에서 관련 통계가 확인되는 2014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은 지난해 상반기(44.5%)보다도 낮다. 다만 상반기 전체 국세수입 진도율은 올해(45.9%)가 지난해(44.6%) 대비 1.3%포인트 높다.

 

 법인세 진도율 회복에 반도체 대기업이 기여할지 주목된다. 이달 법인세 중간예납 시즌이 시작되면서 51만7000개 12월 결산법인은 내달 2일까지 법인세 중간예납 세액을 신고·납부해야한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의 조세부담을 분산하고 균형적인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 올해분 법인세의 일부를 미리 납부하는 제도다. 국세청에 따르면 기업은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6개월간을 중간예납 기간으로 해 중간예납 기간이 지난날부터 2개월 이내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기업은 반드시 올해 상반기 가결산 세액으로 내야 한다. 지난해 산출세액인 ‘0원’이 중간예납에서도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다.

 

 지난해 영업손실로 올해 3월 법인세를 한 푼도 신고하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월 중간예납에서는 상반기 가결산으로 세금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 올해 상반기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기에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에너지업종의 세수가 늘어날지도 관심사다. 올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하면서 일부 에너지 기업이 올 1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다만 중소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은 지난해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는 경우가 많아 이들 기업의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는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비상장·중소기업의 세액 자체가 크지는 않아도 기업 수가 많아 법인세 세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8월 중간예납까지 지켜본 뒤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분석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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