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광장] 배달앱 ‘밥그릇 싸움’ 뒤로 하고 소비자 챙길 때

 쿠팡 와우 회원은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을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다. 위기감을 느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시범적으로 선보이더니 유료화에 나섰다. 쿠팡 와우는 월 7890원, 배민클럽은 월 1990원(정가 3990원)이다. 따지고 보면 완벽하게 공짜인 배달 앱은 없다.

 

 쿠팡이츠는 몇 년 전만해도 배민, 요기요와 격차가 벌어진 3위였다. 하지만 무료배달을 앞세워 올해 초 점유율 2위로 올라섰고, 이제는 배민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배민의 점유율은 59%로 압도적 1위였지만 사용자 수는 2254만명으로 전월대비 22만명 줄었다. 2위 쿠팡이츠의 경우 점유율이 1년 전(14%)보다 10%포인트 늘어난 24%로 나타났다. 사용자 수는 899만명으로 1년 전(455만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두 회사의 무료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 종식으로 급감했던 배달 이용자 수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견인했다. 문제는 업체 간 출혈경쟁이 곧 입점업체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현재 배달 앱 3사의 수수료율은 배민 9.8%, 쿠팡이츠 9.8%, 요기요 9.7%다. 하지만 입점업체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부가세, 결제수수료, 별도 배달료 29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높게 부르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결국 소비자까지 연대책임을 지게 됐다.

 

 정부가 7월 배달 중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해 현재까지 5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중가격제 도입은 서로 ‘네 탓’이라며 양 사가 공방전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여론은 연일 악화하고 있다.

 

 특히 배민의 경우 6.8%였던 중개 수수료를 지난 8월 쿠팡이츠와 동일한 9.8%로 인상하면서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협회는 또 배민이 5월 배민클럽을 출시하면서 입접엄체의 메뉴별 음식 가격과 최소주문 금액을 경쟁 배달 앱에 비해 낮거나 동일하게 책정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새롭게 논란이 일고 있는 ‘최혜대우’ 이슈다. 공정위는 배민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배민은 “최혜대우 요구는 지난해 8월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고 이에 대한 관계 당국의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쟁에서 불리해지지 않기 위해 방어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사실상 최혜대우 요구가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모든 산업군에서 1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금의 배달 앱처럼 진흙탕 싸움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어 태세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전준희 요기요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기술 발달에 따른 플랫폼의 등장은 당연하지만, 불편함을 야기하는 플랫폼에 더 이상 발전이 있을까. 소모적 싸움에 지친 소비자들은 차라리 종이책자 시절이 좋았다고 회상한다. 배달 앱은 코로나19 시절의 영광은 기억하되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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