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성장 전망과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며 뉴욕증시는 차익실현 매물을 지속해서 출회 중이다. 나스닥의 경우 고점 대비 약 -10%의 조정을 받고 있는 등 전형적인 워블링(wobbling·호재와 악재에 따라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현상) 마켓을 보이고 있다.
장 시작 전 발표된 2월 고용보고서는 예상을 하회했고,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포럼연설에서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히며 낙관적인 발언을 통해 불안한 투자심리를 다독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잠시 불안한 시장을 완화해 줬지만 이번 주에는 2월 소비자 물가가 발표된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주요 지표이기도 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물가를 확인하고 3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잠정치를 확인하며 등락의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조정을 받고있는 반면, 트럼프 당선 이후 급히 올랐던 미국 금리가 조금씩 하락하면서 중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 자금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 후 미국 금리가 오른 이유는 ‘관세 공격’과 ‘재정 지출 확대 우려’ 때문인데, 두 가지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금리가 반등했고 우려와는 다르게 점진적 관세 및 정부효율부(DOGE)를 통한 전방위적 정부예산 지출 감소 전략 등으로 미국 10년 국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러·우 전쟁 종전에 대한 기대감도 물가에는 긍정적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종전 이후 러시아의 가스 수출이 재개되면 에너지 가격의 안정세는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러·우 종전은 유가 하락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10년 금리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방향성과 일치하며 미국 채권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초 금리를 끌어 올린 또 하나의 요인이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의 증가였는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트럼프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의지는 생각보다 강하다. 재정 지출의 상당 부분이 사회보장 혹은 국방비 지출인데, 특히 국방비 지출의 축소를 위해 애쓰고 있다. 트럼프는 중동 및 우크라이나 문제가 정리된 후 중국과 러시아와 핵무기 논의를 통해 국방비 절반 삭감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하듯 미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우려 및 정부 지출 증가로 인한 중장기 국채 발행 우려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온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장기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미국 중장기 채권 등 글로벌 채권상품에 투자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영미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