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평지를 걷다가도 발을 헛디뎌 발목을 접질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단순 타박상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만 이러한 발목 염좌는 반복되면 만성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상을 말한다. 주로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는데 이때 부기와 통증 멍이 동반되고 보행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인대가 단순히 늘어난 경우부터 완전히 파열된 경우까지 다양하며 정도가 심할수록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문제는 이를 단순 부상으로 생각해 자가 처치에만 의존하는 경우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발목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져 반복적으로 염좌가 발생하고 결국 만성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발목이 쉽게 꺾이는 습관이 굳어져 일상생활에서조차 불편함을 겪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무낙들은 말한다.
전문가들은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손상 직후에는 휴식(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으로 알려진 이른바 ‘RICE 요법’을 시행하면 부기와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된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만성 불안정성으로 진행된 환자에게는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프롤로테라피와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손상된 인대에 고농도의 포도당 용액을 주사해 새로운 콜라겐 생성을 유도, 인대를 두껍고 강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안정성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고강도의 음파 에너지를 손상 부위에 전달해 혈류를 개선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환자 부담이 적으며 반복 치료를 통해 통증 완화와 재발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운동 전후로 발목과 하체 근육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발목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이힐이나 불안정한 신발보다는 발목을 잘 지지해주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과체중은 발목에 큰 부담을 주므로 적절한 체중 관리 역시 필요하다.
서울원병원 김무현 원장은 “발목 염좌는 흔한 부상이지만 반복되면 만성 불안정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수술 없이도 체계적인 비수술 치료와 꾸준한 재활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황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