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일반 전기차 기업이 아닌 이유

 

미국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제조 기업을 넘어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대도시권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테스트 운행 허가를 받아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이로써 오스틴과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 이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연말까지 미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로보택시 이용 가능 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규제 당국은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가 임박했다고 발표하면서 실제 준비 상황과 혼동을 일으킨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어 향후 허가 절차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테슬라는 영국 에너지 규제 기관인 오프겜(Ofgem)에 가정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력 공급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이 사업은 ‘Tesla Electric’이라는 브랜드로 운영될 예정이며, 파워월(Powerwall)과 같은 가정용 배터리와 전기차 충전기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사업을 기반으로 확장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는 그리드에 전력을 되팔 수 있게 된다.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 생태계 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테슬라의 전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AI 분야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인 ‘Dojo’ 팀을 공식 해체하고 인력을 다른 컴퓨팅 및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자체 AI 연산 역량을 유지하되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엔비디아나 AMD 등 기존 칩 공급망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이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높여 AI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테슬라는 할리우드에 슈퍼차저 충전소와 복고풍 다이너 레스토랑을 결합한 복합 공간을 개장했다. 이곳에는 영화 상영을 위한 스크린, 클래식 스타일의 메뉴, 사이버트럭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고객 서비스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됐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 판매를 넘어 고객이 테슬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향후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ESS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슬라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배터리 소재 및 부품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LFP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협력사들은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 기회를 얻고 있으며,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신사업 확장이 테슬라의 중장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테슬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자동차 제조의 한계를 넘어선 ‘모빌리티와 에너지, AI, 소비자 경험이 융합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는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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