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10원대로 상승…넉달 만에 가장 높아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3.1원 오른 1400.6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26일 4개월 만에 장중 1410원대까지 올라섰다.

 

달러가 강세에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까지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액 3500억달러는 ‘선불’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 우려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오른 1409.0원으로 출발해 장중 1412.1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 15일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달 1380∼1400원 범위에서 오르내렸으나 지난 24일부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24일 야간 거래에서 1400원을 넘어선데 이어 25일 야간 거래에서는 1410원까지 올랐다.

 

최근 환율 상승은 기본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지고 미국 경제도 호조를 나타내면서 미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한 까닭이다. 한미 통상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최근 원화 가치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 3500억 달러(약 490조원)를 선불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무역 합의의 최대 쟁점인 대미 투자를 놓고 평행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말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느냐 등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요구한 3500억달러 전액 현금 투자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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