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손을 잡아(yeo gi nae so neul ja ba). 저 미래로 달아나자(jeo mi rae ro dara naja).” -방탄소년단 <Life goes on>
K팝 생태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애플 뮤직이 글로벌 팬덤을 겨냥해 가사 번역과 발음 병기 등 신기능을 대거 도입했다. 이에 따라 애플 뮤직을 사용하는 해외 K팝 팬들은 한국어 노래 가사의 의미와 정확한 발음을 100% 이해하고 부를 수 있게 된다.
애플은 16일 애플 뮤직 관련 브리핑을 열고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 26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뮤직에 새롭게 도입된 기능들을 공개했다.
애플 뮤직은 돌비 애트모스 기반의 ‘공간 음향’을 통해 몰입감 높은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공간 음향은 특별한 방식으로 믹싱된 음악을 통해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몰입형 사운드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공간 음향의 경우 방 전체의 앵커 포인트를 찾아 사운드를 여러 위치에 배치함으로써 입체적으로 360도에서 소리를 듣고 느낄 수 있다.
이는 애플만의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덕분에 가능하다. 애플 뮤직의 경우 사진 작가가 직접 보정한 사진을 고객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이라면, 다른 곳은 스크린샷을 따서 메일로 전달하는 것과 같다고도 소개했다.
공간 음향은 애플 뮤직과 아이폰, 에어팟, 에어팟 맥스 등 애플의 하드웨어로 극대화된다. 특히 헤드폰 기기인 에어팟 맥스에는 동적 머리 추적 기능이 적용돼 더욱 풍성한 공간 음향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애플 하드웨어가 아니더라도 안드로이드용 앱을 통해 최상의 오디오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K팝 걸그룹 ‘에스파’는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애플 뮤직의 새로운 기능을 통해 저희의 음악이 더 다채롭게 전달되는 것 같다”며 “애플 뮤직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케이팝 팬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해외 팬분들과도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새로워진 애플 뮤직 기능은 ▲가사 ▲오토믹스 ▲보관함 ▲싱(Sing) 등이다.
먼저 애플 뮤직은 구독자의 60%가 가사 기능을 활용해 아티스트들이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확인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했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의 노래를 즐겨 듣는 사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K팝이 대표적 사례다.
원래의 한국어 가사와 이를 번역한 가사가 함께 병기된다. 원본 가사를 받아서 인공지능(AI)이 1차적으로 번역을 한 뒤, 2차적으로 언어 전문가들의 미세 조정을 거쳐 감정, 문화 맥락, 가사 의도까지 보존한다.
단순히 AI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검토하는 작업이 수반되기 때문에 일단 초반에는 한-영, 영-한, 한-일 등 6개의 언어 조합을 선보이고 추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영-한 번역은 1년 내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노래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발음 기능도 추가했다. 그래서 원래 문자 밑에 발음을 이렇게 병기해서 보여준다. 원하는 경우 번역과 발음을 함께 켜서 사용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새로워진 오토믹스는 ‘나만의 DJ’를 지향한다. AI를 활용해 모든 곡의 특징을 하나하나 매핑함으로써 현재 재생 중인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가장 자연스럽고 완벽한 전환 구간을 식별한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대표 OST ‘골든’의 마지막 반주에서 아이브의 ‘아이 엠(I AM)’의 후렴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곡의 박자와 시간을 자연스럽게 매칭하기 때문에 가능한 기능이다.
사용자의 취향을 아카이브 하는 보관함 기능은 보다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변화했다.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특정 아티스트, 앨범, 플레이리스트, 음악 등을 상단에 고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를 미리 고정해 두면 발매 당일에 상단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다.
혼자 또는 친구들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 기능도 더욱 특별해졌다. 아이폰을 애플 TV와 연결해 마이크처럼 활용할 수 있게 돼 아이폰으로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가 증폭돼 스피커로 나온다. 친구들 중 1명만 구독자여도 모두 함께 노래를 부르며 놀 수 있다. 참가자들은 곡을 예약하거나, 이모지를 보내서 반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