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질주가 매섭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내년 코스피 지수가 최대 6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500선 부근을 맴돌던 코스피가 이제 ‘5000시대’를 논할 정도로 상승세가 거세다.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가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실적 개선, 제도 개혁이 맞물린 구조적 상승 국면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12개월 기본 전망치를 5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 내 최고 ‘비중확대’ 시장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는 강세장에서는 내년에 6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원화 약세 등 단기 과열 지표가 존재하지만 중기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조정은 추가 매수 기회로 보라”고 권고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반등, 그리고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핵심 근거로 꼽았다.
또한 세제 개편·상법 개정 등 정부의 제도적 기반 강화가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상법 3차 개정, 배당소득세 개편,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등이 연내에 추진될 예정”이라며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한국 증시 재평가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일제히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내년 코스피 전망을 4500~5000선, 연말 상단을 4050~4300선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기대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은 “한국 증시 이익 모멘텀 상향 조정을 견인하는 것은 반도체 업종으로 지난달 코스피 200 기업의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9.4% 상향됐고 이 중 반도체 업종이 8.8%포인트 기여했다”며 이러한 상향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올려 잡으면서 이러한 랠리를 이끌 주도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로 꼽힌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7만원, SK하이닉스는 100만원까지 제시하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엔비디아는 우리나라에 AI칩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코스피와 반도체주 강세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